IPO 강행 쏘카, 상장 후 주가 더 떨어질 듯… 기관 주문 99.82%가 의무보유 미확약
2022-08-16 18:30
코스피 입성을 앞둔 쏘카 주가가 추가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보다 20% 이상 낮추면서 상장을 강행했지만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보유를 약속한 기관이 사실상 없었던 탓에 ‘오버행’ 우려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증권신고서를 보면 쏘카 수요예측에 참여한 348개 기관 중 329개 기관이 의무보유를 확약하지 않았다. 물량 기준으로는 전체 주문 수량 1억1224만6300주의 99.82%에 달하는 1억1204만8300주 규모다. 15일 확약 물량은 19만8000주에 불과했다. 쏘카 IPO(기업공개)의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이 200만2000~273만주임을 감안하면 90% 이상의 물량이 의무보유 없이 배정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상장 직후 대규모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
대어급으로 기대를 모았던 쏘카의 기업가치가 기업공개 과정에서 5000억원 이상 조정받았지만 코스피 입성 이후 추가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도 실제 수요 대비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 주문물량의 절반에 달하는 5459만7000주 주문이 거래실적이 전혀 없는 해외기관투자자 17곳의 주문이었기 때문이다. 무실적 해외기관투자자는 국내 기관과의 거래관계가 없고 실재성이 인지되지 않아 수요예측에 참여해도 통상 물량을 전혀 배정받지 못한다. 사실상 허수 청약으로 분류된다.
오는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인 쏘카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부진하자 최종 공모가를 2만8000원으로 조정해 일반청약을 강행했다. 희망 공모가밴드가 3만4000~4만50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하단 대비로는 17.65%(6000원), 상단 대비로는 37.77%(1만7000원) 할인해 상장하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허수 청약이나 다름없는 무실적 해외기관투자자의 주문을 제외하면 실제 경쟁률은 30대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쏘카의 주가는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공모가(5만9000원)를 꾸준히 하회하고 있는 롯데렌탈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