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건기식 시장 '활짝'… 스타트업도 사업 확장 드라이브
2022-08-19 07:00
내게 맞는 건기식은?… AI와 영양사가 추천
공장서 소분 포장해 집으로… 정기구독도 OK
사업 유효기간 최대 4년… 법제화로 규제 푼다
공장서 소분 포장해 집으로… 정기구독도 OK
사업 유효기간 최대 4년… 법제화로 규제 푼다
#.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 ‘아이엠(IAM)’ 매장. 고객들이 키오스크 앞에서 자가 문진을 실시하고 있다. 키오스크 화면에선 ‘나에게 맞는 영양제를 찾아볼까요?’라는 안내문구와 함께 30여 개의 질문이 시작된다.
흡연‧음주 유무와 운동 빈도수, 만성질환, 복용 중인 약, 알레르기 유무 등에 대한 기본 질문을 비롯해 ‘자려고 누워도 잠이 안와서 뒤척이나요?’, ‘편도선이 자주 붓거나 눈병이 잘 생기시나요?’, ‘체중 감량 계획이 있으신가요?’ 등 상세한 질문들이 이어진다.
답변을 마치고 나면 화면엔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영양제 목록이 나열된다. 매장에 상주하는 전문 영양사는 각 영양제의 효능과 성분, 함량 등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고객과 상담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영양제를 고를 수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맞춤형 건기식은 제조 또는 수입된 한 종류 이상의 건기식 완제품을 소분‧조합해 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이전까지 건기식 완제품 소분은 약사법 등에 따라 금지돼 왔으나 2020년 4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안건으로 선정되면서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시 6개 업체에 시범사업을 허용했고 현재는 16개 업체로 대상이 늘었다. 풀무원의 ‘퍼펙’, 암웨이의 ‘마이팩바이뉴트리라이트’, 모노랩스의 아이엠 등이 시장 선두주자로 꼽힌다.
제품은 신청 후 1~2일 내에 집으로 배송된다. 영양제는 마치 약국 제조약처럼 한 번에 먹을 양만큼만 1포씩 소분돼 있다. 한 알씩 꺼내 먹어야 하고 외출 시 별도의 용기에 챙겨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 섭취‧휴대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다.
맞춤형 건기식은 개별 영양제를 한 통씩 구매하는 것에 비해 비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더 저렴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아이엠에서 제공하는 ‘이코노미 플랜’의 경우 종합비타민‧밀크씨슬‧마그네슘을 개별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20%가량 낮다.
모노랩스 측은 “건기식 원료는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미국‧영국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유통구조 단순화를 통해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모노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와 서흥에서 건기식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한 뒤 소분, 포장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한다.
이 같은 장점으로 인해 아이엠을 접한 고객의 재구독율은 80%가 넘는다. 특히 자신을 위한 소비,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고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아이엠 서비스를 현재 이용하는 고객의 77%는 20~30대다.
건기식에 대한 2030세대의 관심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가치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건강을 위해 지갑을 여는 젊은층이 확산하는 추세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454억원으로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건기식 소분 판매 규제 손질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수요 증가세 때문이다. 당초 산업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건기식 소분 판매 사업을 일시 허용했으나, 규제 샌드박스 유효기간이 2년(연장 시 최대 4년)이란 점에서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말까지 맞춤형 건기식 소분 판매업 등을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법제화로 정식 사업이 가능해질 경우 기존 업체들의 사업 확장은 물론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노랩스 관계자는 “올해 12월로 규제샌드박스 유효기간이 종료되기 때문에 그전에 사업 연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정부에서 맞춤형 건기식 판매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만큼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후 직영매장 확대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