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만나겠다" 기다린 이용수 할머니, 국회 경호원 과잉 제지로 부상
2022-08-04 20:24
동선 확보 과정서 바닥에 떨어진 이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려다가 국회 경호원들의 과잉 제지로 넘어져 다쳤다. 이 할머니는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추진위)'에 따르면 이 할머니와 추진위 관계자들은 이날 낮 12시 20분께부터 펠로시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려고 국회 사랑재에서 대기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55분부터 오후 1시께까지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사랑재에서 오찬을 했다.
사고는 펠로시 의장이 사랑재에 도착하기 전 벌어졌다. 국회 경호팀은 펠로시 의장의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이 할머니가 타고 있던 휠체어를 급하게 옮기려 했고 이 과정에서 이 할머니가 바닥에 떨어졌다.
사고 이후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국회 경호팀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할머니에게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주는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정의연은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데 분노한다"며 "90대의 (위안부) 피해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국회 경호담당관실을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공식사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와 펠로시 의장 면담은 불발로 끝났다. 추진위는 전날 펠로시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위안부' 문제를 미국 하원이 채택한 '위안부 결의안 121호'(HR121호)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며 이 할머니 면담을 요청했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07년 미 하원에서 채택된 '위안부 결의안 121(H.Res.121)'을 의미한다. 해당 결의안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시인과 사과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당시 결의안 통과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