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진, 죽은 돼지 장기 다시 살려

2022-08-04 17:5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구진이 죽은 돼지의 장기를 성공적으로 되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나드 세스탄 예일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돼지의 중요 장기들을 되살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항염증제, 혈액응고 방지제, 신경차단제, 돼지의 피 등을 섞어 만든 ‘오르간엑스(OrganEX)’라는 특수 용액을 인공 심폐장치와 비슷한 장비를 이용해 죽은 돼지 혈관에 주입했다. 돼지의 심장이 멈춘 지 한 시간이 지난 후였다. 용액을 주입하자 돼지의 죽은 세포들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연구팀은 오르간엑스가 혈액에 인공적으로 산소를 주입하는 에크모(ECOM)보다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에크모를 부착한 돼지 사체들은 몇 시간 후 몸이 뻣뻣해졌지만, 오르간엑스를 투여한 돼지들은 사체가 뻣뻣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심장이 멈추면 혈액의 순환이 멈추고 산소와 영양 순환 부족으로 인해 세포가 죽고 장기가 손상된다”면서 “과학자들은 지난 수년간 죽음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세포와 기관의 손상을 보호하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전했다.
 
브렌던 피어런트 뉴욕대 그로스먼의대 이식윤리정책연구국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죽음에 대한 의학적, 생물학적 정의에 수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한 발견이 장기 이식 판도를 바꿔, 중환자 치료 과정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연구팀은 돼지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간주했다. 오르간엑스에 포함된 신경차단제가 뇌 신경의 활성화를 막아, 조직적인 신경 활동의 징후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이식수술을 위한 장기 보존 등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연구 결과를 확대할 계획이나, 사람에 대한 사용 등을 고려하기에는 이르다고 전했다.
 
예일대 '생명윤리를 위한 학제간 연구센터'의 스티븐 라탐 소장은 “사람에 대한 사용까지는 아직 먼 얘기”라며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