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위 한 달] 與 반도체 특위, '칩4' 참여 결정 앞두고 '박차'

2022-08-02 21:48
출범 한 달 만에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안' 공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 정책협의회에서 양향자 반도체 특위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가 출범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국민의힘 반도체 특위는 2일 반도체 등 미래첨단산업 분야 발전을 위해 인재양성과 기업투자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은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안'을 공개했다.

정부가 이달 말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Chip) 4'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당정은 반도체특위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강화' 주문에 대한 보폭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與 반도체 특위  6월 출범...규제개혁 등 제시 

국민의힘 반도체특위는 지난 6월 28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특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맡았다. 양 위원장은 광주 출신으로 삼성전자에 고졸 직원으로 입사해 상무까지 오른 인물로 알려졌다. 

앞서 반도체특위는 반도체 산업 관련 규제 개혁과 인재 양성, 세제 지원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 위원장은 당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특위 1차 회의에서 "오늘 출범하는 반도체특위의 키워드를 '초월'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자리는 정당을 초월하고, 기업을 초월하고, 세대를 초월하고 모든 것을 초월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여야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 되겠다"라며 "반도체특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제적 경쟁 속에서, 또 여야 간 경쟁 속에서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여야 협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도체를 통해서 국가가 화합하고 국민이 함께하는 반도체특위를 만들겠다"라며 "특위가 만들 정책 방향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규제개혁, 둘째는 세액공제, 셋째는 인재양성"이라고 밝혔다.

또 "국회가 개원하고 국회 차원의 특위가 구성되는대로 시급한 입법부터 처리하겠다"라며 "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반도체 산업과 인재육성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드러낼 때 가슴 뛰면서도 한편으로는 혹시나 말로 끝날까, 국력을 집중할 기회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오늘,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인사가 맡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라며 "이 시대의 반도체는 경제이자 외교이며 안보"라고 부연했다.

양 위원장은 "미·중의 패권 경쟁을 관리하는 가장 효율적 외교 수단이 반도체 산업이며, 한미 안보 동맹의 핵심 또한 일명 '반도체 방패'로 바뀌고 있다. 부민강국, 백성이 잘 살아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그 원천이 바로 반도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경쟁해야 할 것은 상대의 정파가 아니라 미국, 중국, 대만, 유럽, 일본 등 세계적 국가다. 그들보다 모든 것이 앞서가야 한다"라며 "정책 결정의 속도가 그들보다 더 빨라야 하고, 지원의 의지와 규모가 더 담대해야 하고, 정책의 구체성 또한 현장에 맞도록 높아야 한다"고 했다.

당시 반도체특위 1차 회의에 참석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반도체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국회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축하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반도체 인재를 양성할 건지, 세액공제를 어떻게 할 건지, 전력·용수는 어떻게 확보할 건지, 이와 관련된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반도체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반도체는 대한민국 경제이고 안보이고 미래다. 반도체특위에서 연구·개발(R&D) 분야, 용수·전력·부지와 관련되는 덩어리 규제 분야, 인재 육성 부분, 세제 부분까지 다 다루고, 정부와 협력하면서 슬기롭게 풀어내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관석 위원장과 양향자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출범 한 달...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안 공개 

반도체특위는 출범 한 달 만에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안'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의 '반도체 사랑'에 빠르게 보조를 맞춘 셈이다.

이날 반도체특위에 따르면 '국가첨단전략산업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은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가 전략산업 특화 단지의 조성 단계부터 지원해 신속한 특화단지 조성·지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도 및 전기 등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에서 설치할 필요가 있는 기반시설에 관해서는 해당 시설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면제 논의 범위를 확대하고, 인허가 신속처리기한을 현행 30일에서 15일로 단축하도록 했다.

또한 전략산업 및 기술의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해 인력양성 사업에 산업 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를 추가하고 학생 정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전문인력 양성 또는 재교육을 위해 교육공무원 등을 임용할 경우 임용 자격 기준을 완화하고 내년부터는 겸직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 기한을 2030년으로 연장하고, 현행 6∼16%인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20%·중견기업 25%·중소기업 30%로 각각 확대하는 내용이다. 또한, 해당 과세연도 투자 금액이 직전 3년 간 연평균 투자 규모 등을 초과할 경우 5%포인트를 추가 공제해준다.

또한 기업의 맞춤형 인력 양성을 위한 계약 학과 운영비를 '연구인력 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고 기업이 대학 등의 중고자산을 무상 기증하는 경우 기증자산의 시가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인세에서 공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수한 첨단전략산업 외국인 기술자들의 유입을 위해 조건을 맞춘 외국인 기술자의 세 감면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양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촌각을 다투는 법안이 국회를 신속히 통과해 반도체 산업이 지속적인 지원 속에서 미래를 도모할 수 있도록 여야 의원들이 공동 발의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했다.

이어 "정당과 부처를 초월해 반도체산업에 집중할 수 있는 입법 행정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반도체 특위는 여야 의원 300명을 상대로 입법 참여를 촉구하는 친서를 전달했다. 

양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도 각 지자체에 반도체 특화 단지를 만들고자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광주·전남 지역은 도지사와 시장도 70∼80%가 국회 특위 구성을 문의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참여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첨단 산업 속에서 진입 장벽을 높여 빠르게 소급 구조를 만들어서 재투자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며 "기획재정부가 최종적으로 전체 재원을 보고한 뒤 소위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