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으로 나온 '발란'…'옴니채널' 전략으로 소비자 경험 극대화

2022-07-30 06:00
온‧오프라인 장점만 담은 오프라인 매장 IFC몰에 오픈
MZ세대 겨냥…명품 입고 스마트 피팅룸에서 인증샷
매장서 본 명품도 QR태그로 정보 확인하고 앱으로 결제

7월 28일 방문한 서울 여의도 IFC몰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매장. [사진=김다이 기자]

명품 플랫폼 발란이 서울 여의도 IFC몰에 오프라인 1호점을 열었다. 새롭게 선보인 ‘커넥티드 스토어’에서 온라인 기반 기업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고 소비자 경험을 확대해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모두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치열한 명품 플랫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란은 ‘옴니채널(온‧오프라인 통합)’을 차별화 전략으로 선택했다. 기존 온라인 쇼핑 시장이 가진 한계점인 ‘고객 경험’과 ‘신뢰도’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발란은 이곳 매장에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2주마다 마네킹 착장을 바꾸고 분기별로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여 고객 발길을 이끌 계획이다. 100여개의 인기 있는 브랜드를 엄선했으며, 95% 이상 직매입 상품으로 꾸몄다. 발란은 커넥티드 스토어의 오픈 첫 달 매출을 20억~30억원 수준으로 목표하고 있다.
 
조효준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점장은 “발란은 오프라인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커넥티드 리테일(CR)팀을 꾸리고 1년여에 걸친 논의 끝에 이곳 커넥티드 스토어가 탄생하게 됐다”면서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분들이 매장을 경험하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유입되면서 새로운 고객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 놀이터… 온‧오프라인 장점만 연결한 ‘커넥티드 스토어’
공식 오픈을 앞두고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선 공개한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는 그동안 봐 왔던 명품 매장과 달랐다. 최근 명품 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를 타깃으로 꾸민 이곳은 매장 직원들이 먼저 부담스럽게 말을 걸지 않았다. 마치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에 온 듯한 자유로운 분위기의 매장은 여러 벌의 명품을 착용해도 직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매장 입구는 여행 콘셉트로 꾸며져 있었다. IFC몰은 여의도 상권 특성상 주 이용 고객이 25~45세 금융, 정치, 산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로 이뤄졌다. 이에 발란은 매장 콘셉트를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로 정하고 비행기티켓과 여행 콘셉트의 조형물을 곳곳에 배치해 일상 속에서도 여행 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매장은 4가지 숍인숍 느낌의 ‘멀티 포맷’ 콘셉트를 적용해 브랜드별로 조닝을 나눠 기존 편집숍과 차별점을 뒀다. 첫 번째 조닝인 ‘로고마니아’는 메탈 소재를 활용해 미래지향적 그래픽으로 꾸며졌다. 이곳은 브랜드 로고가 볼드하게 구현된 한정판 상품들로 가득 채워놨다.
 
‘트렌드 럭셔리’ 조닝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메종키츠네, 이자벨마랑 등 ‘신명품’ 브랜드들이 진열돼 있었다. 에코백과 맨투맨, 모자 등 일상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친숙한 브랜드 상품을 만날 수 있었다. 요즘 떠오르는 영 골퍼를 겨냥한 ‘스포티&리치’존에서는 PXG와 제이린드버그 등 인기 골프웨어 브랜드의 모자와 캐디백 등을 볼 수 있었다.
 

발란은 커넥티드 스토어 내 메종발란존에 명품 상자와 상품들이 타고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김다이 기자]

마지막으로 커넥티드 스토어의 하이라이트인 ‘메종발란’ 조닝은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진열해 가장 럭셔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벽 한편에 벽난로를 구성해 명품 상자가 타고 있는 듯한 연출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발란 오프라인 스토어의 상품은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적으로 선별했다. 발란은 1호점의 메인 고객을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30~40대 직장인 고객 ‘몰피스(Mall+Office)족’으로 정의했다. 발란을 이용하는 고객이 남긴 쇼핑 데이터를 여의도 IFC몰 이용 고객의 소비패턴에 맞게 분석해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카테고리, 가격대를 정하고 발란이 계약을 체결한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현지 부티크 바잉(Buying, 구매)과 브랜드 직매입을 통해 준비했다.
 
최형록 발란 대표이사는 “스마트해진 럭셔리 고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 짓지 않고 경계 없이 쇼핑을 즐긴다”며 “커넥티드 스토어는 발란의 핵심가치인 다양한 상품·낮은 가격·빠른 배송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쇼핑 경험 혁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T 기술과 데이터 결합으로 ‘고객 경험’과 ‘편의성’ 극대화
커넥티드 스토어는 단순한 오프라인 진출이 아니라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해 고객의 쇼핑 경험을 완성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QR코드와 스마트 미러 피팅룸 등 리테일 테크(Retail-Tech)를 전격 도입했다.
 
이곳에서는 고객이 직접 상품을 착용해보고 온라인과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발란 앱을 켜고 마음에 드는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태그하면 구매로 연결된다. 직원에게 물어볼 필요 없이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해 발란 앱에서 상품의 정보와 AI추천 상품, 구매 후기를 살펴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이곳에서는 매장 내 현장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구입을 원하는 고객은 앱에서 결제를 진행해야 하며, 현장 수령과 택배 수령 등 원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발란 앱에서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찍고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스마트 피팅룸 내 스마트 미러에서 고객이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발란]

또 앱에서 착용을 원하는 상품을 피팅 리스트에 담고 피팅룸 이용을 신청하면, 피팅룸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고객이 요청한 상품을 모두 피팅룸에 준비한 후 이를 고객에게 메시지로 알려준다.
 
스마트 피팅룸에는 고객의 발란 계정과 연동된 정보를 거울에 띄워주는 ‘스마트 미러’ 기술이 적용됐다.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착용하다 사이즈나 상품을 변경하고 싶을 때 피팅룸을 떠날 필요 없이, 스마트 미러에 표시된 화면에서 옵션을 변경하거나 직원을 호출하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가져다 준다.
인증샷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조명 변경과 스티커 모드 등 셀카를 위한 배경화면 모드도 제공한다. 연내 고객 정보와 체험한 상품을 기반으로 추천 상품을 제안하는 등 고객 맞춤형 스마트 미러 서비스도 구현할 예정이다.
 
발란은 이를 통해 오프라인 고객의 온라인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커넥티드 스토어 내에서 발란 앱과 연동해야만 매장 내에서 QR코드 스캔, 피팅룸 이용 서비스 등을 경험할 수 있으며, 온라인 결제로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발란은 여의도 주변에서 앱에 접속한 고객의 쇼핑 데이터를 분석해 올 3분기 내 구매 순위대로 인기 상품을 매장에 진열할 방침이다. 더불어 발란은 앱 재고 연동과 스마트 거래 등 커넥티드 리테일 서비스를 기업 간 거래(B2B) 형식으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커넥티드 스토어 오픈을 총괄한 김은혜 리테일 부대표는 “발란의 커넥티드 스토어는 온라인 럭셔리 플랫폼이 오프라인에서 고객과 만나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상품의 재고와 가격, 피팅룸 이용 등 기존 오프라인 쇼핑의 한계를 넘어 발란이 제안하는 럭셔리 쇼핑 경험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