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그룹 대해부-⑤] 과세당국, 윤석빈 사장 체제 전환 과정 '돋보기 검증'

2022-07-28 07:27
'옥상옥' 구조 정점 두라푸드 지분 확대·3세 경영 승계 과정 적절성 쟁점

크라운해태홀딩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크라운해태그룹을 둘러싼 전방위적인 과세당국의 세무조사가 현재 진행 중인 가운데,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시작된 경영 승계 과정 등에 과세당국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구 크라운제과의 기업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 및 경영 승계 핵심으로 꼽히는 두라푸드의 지분 확대 적절성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구 크라운제과는 지난 2017년 3월 기업분할을 단행, 사명을 크라운해태홀딩스로 변경했다. 또한 식품 사업 부문을 따로 떼 내 현재의 크라운제과를 설립했다. 크라운해태홀딩스는 그룹의 투자사업을 담당하는 지주사 역할을 한다.

크라운해태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은 윤영달 회장에서 윤 회장의 장남인 윤석빈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넘어가는 3세 경영의 시작점으로 평가받는다.  

윤 사장은 현재 크라운해태홀딩스와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윤 사장은 기업분할 이전까진 구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상무로 재직했다. 이후 구 크라운제과가 두 개의 회사로 분할하면서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등재됐고 동시에 현재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윤 회장은 구 크라운제과 분할 직전인 2016년 구 크라운제과 지분을 두라푸드와 윤 사장에게 각각 4.07%, 3.05%씩 매각했다. 이에 따라 당시 윤 회장이 보유한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은 기존 27.38%에서 20.26%로 감소했고, 윤 사장은 처음으로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또한 두라푸드도 지분이 종전 20.06%에서 24.13%로 확대, 크라운해태홀딩스 제1대 주주에 올랐다. 두라푸드 1대 주주가 50.60%를 보유한 윤 사장인 점을 고려하면 그룹에 대한 윤 사장의 영향력은 더욱 방대해진 셈이다. 

크라운해태그룹은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로 이뤄진 기업이다. 표면적인 지주사는 크라운해태홀딩스지만, 지분 구조로 볼 때 지주사는 사실상 두라푸드로 지배구조의 최정점에서 그룹 전체에 관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질적으로 윤 회장 일가가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두라푸드는 윤 사장을 비롯한 윤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가족회사이기 때문이다. 
   
크라운해태그룹은 그간 두라푸드 몸집 키우기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두라푸드 매출은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대부분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식품으로부터 발생했다. 이 회사의 최근 4년간 평균 내부거래율은 98%에 달했다. 내부거래 규모는 최근 들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95억원 수준이던 내부거래는 10년 만인 지난해 18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두라푸드는 매출뿐 아니라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 보유도 꾸준히 해 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두라푸드는 2000년 4월 크라운제과 지분 0.21%를 장내 매수를 통해 보유하기 시작한 후 2016년 20%대를 넘어섰고, 올 1분기 말 현재 39.23%까지 지분을 확대했다. 

전직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세무조사 대상 기간 내에 지분 이동과 지주사 전환이 있는 경우 그 과정을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식평가 적정 여부나 지분 매입 시 자금출처도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