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그룹 대해부-④] 해외 계열사 내부거래 100%⋯영업이익률은 0%대

2022-07-27 07:01
과세당국, 계열사 간 내부거래 적절성 여부 들여다볼 듯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크라운해태그룹의 해외와 국내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율이 1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크라운해태그룹의 계열회사와 해외투자회사들의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태가루비·글리코해태 등 크라운해태그룹의 해외 계열사들은 매출 대부분을 해태제과식품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태가루비는 매출액의 100%가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지난해 해태가루비의 총 매출액 537억1478만원은 모두 해태제과식품에서 발생했고, 이전 해도 마찬가지였다.
 
글리코해태도 2018년과 2019년의 내부거래 비율이 100%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27억9939만원과 2019년 140억1682만원의 매출액 모두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였다.
 
해태가루비는 해태제과식품과 일본의 칼비(Calbee)가 합작해 지난 2011년 4월 설립한 식료품 제조기업이다. 글리코해태도 일본 기업 에자키 글리코(Ezaki Glico)의 라이선스 상품 등을 판매할 목적으로 2011년 9월 설립됐다.
 
과세당국도 이번 특별세무조사에서 크라운해태그룹의 국내와 해외 계열사간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주목하고 거래 과정의 적절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의 경우 매출원가를 부풀리고 영업이익은 과소계상해 법인세를 회피하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실제 해태크라운그룹의 일부 해외 계열사는 국내 계열사와 거래를 통해 수백억원 대 매출을 올리면서도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0%대를 간신히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만큼이나 매출원가·판매관리비 역시 컸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률은 매출 대비 비용이 커질수록 그 비율은 낮아진다.
 
일례로 해태가루비의 경우 지난해 5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59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0.9%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식료품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9%에 달하는 점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글리코해태 역시 2018년과 2019년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0.5%, 5.4%에 불과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제품제조원가를 포함한 매출원가는 510억593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운반비와 지급수수료 등 판매관리비는 26억5187만원으로 나타났다.
 
세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제조기업의 경우 내부거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터무니없이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 자체가 분식회계의 일종으로, 쟁점은 가격을 시가에 맞게 적절하게 책정했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것은 해외계열사뿐만 아니라 국내 계열사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두라푸드와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종속회사인 아트밸리의 내부거래 비율은 최근 4년간 최소 97%, 최대 99%였다.
 
크라운해태홀딩스 종속기업인 코디서비스코리아도 최근 4년간 내부거래 비율이 99.7%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