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 브리핑] 군, 한·미 연합훈련 앞두고 김정은 참수작전 가정했나

2022-07-27 14:27
육군= 아파치·치누크·블랙호크 줄줄이 하늘에
한·미 해병대= 항공 물자보급 훈련 전격 공개
한·미 연합훈련 '정상화'에 촉각 세우는 북한

육군이 이달 25일 이천 기지와 양평 비승사격장에서 대규모 항공작전 훈련(FTX)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은 아파치를 동원한 육군의 FTX 훈련으로는 역대 최대규모로 진행됐다. 사진은 이날 훈련에서 기동하는 육군항공사령부 소속 헬기들. [사진=연합뉴스]

육군과 한·미 해병대가 최근 3~4년간 공개하지 않았던 항공 전력 훈련 장면을 나란히 공개했다. 유사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이른바 ‘참수 작전’ 등을 수행하는 한·미 특수전부대 대원들의 미 포트어윈 국립훈련센터(NTC) 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한·미 항공 전력과 작전이 공개되자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육군은 26일 경기도 이천과 양평 일대에서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 16대와 치누크(CH-47D) 기동 헬기 4대, 블랙호크(UH-60P) 기동 헬기 10대 등 육군 항공 핵심 전력을 투입한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작전은 대규모 병력을 적진에 침투시키는 공중 강습. AH-64E는 가상의 적을 제압하기 위해 2.75인치 로켓 150여발과 30㎜ 기관포 450여발을 사격장 표적에 쏟아 부었다. 이어 CH-47D 2대가 공중 강습 작전에 참가한 전력에 필요한 탄약과 유류 등 14톤이 넘는 물자를 공수했다.
 
유도기술이 발전하고 무장능력이 강화되면서 헬기는 지상전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 전장에서 공격헬기는 지상전 승리의 필수 무기체계로 불린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상대로 벌인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주요 레이더기지와 방공시설을 파괴한 ‘제1의 임무'는 고정익 폭격기가 아닌 공격용 무장헬기였다. 저공비행 헬기가 선제 타격을 하고 나서야 전폭기·미사일 등으로 폭격에 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AH-64E는 1대로 적 전차 12대를 격파할 수 있고, 1개 대대 규모는 신형 전차 900대 북한 기갑전력과 맞먹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군은 AH-64E가 서북 도서 등 북한 국지도발 억제뿐 아니라 북한 전차 등 기계화부대와 다연장로켓, 특수부대를 태우는 공기부양정을 상대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H-64E는 레이저 조준으로 최대 8㎞ 거리에서 적 전차나 벙커를 격파할 수 있는 헬파이어 미사일 16발을 장착할 수 있다. 30㎜ M230 기관총을 장착해 두꺼운 장갑도 뚫을 수 있다. 대전차 미사일 대신 70㎜ 히드라 로켓포나 스팅어, 사이드와인더 등 공대공 미사일도 장착할 수 있다. TADS/PNVS라는 정교한 센서를 장착해 야간에도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한·미 해병대는 이달 19~22일 포항 해병1사단에서 전방 물자 재보급을 숙달하기 위한 연합훈련(KMEP·Korean Marine Exercise Program, 케이멥)을 실시했다.
 
해병대에 따르면 해병대 항공단 제2항공대대에서는 병력 20여명과 마린 온 헬기가 투입됐고, 미 해병대에서는 36비행전대(MAG-36) 예하 361중헬기비행대대(HMH-361) 장병 90여명과 C-130J 슈퍼허큘리스 수송기, CH-47 치누크 헬기, CH-53E 슈퍼스탤리언 헬기 등이 참여했다.
 
KMEP 훈련은 1976년 시작된 해병대 기초전지훈련(KITP)이 2011년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연간 15~25회 대대급 이하로 진행되었고, 2018년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중단되진 않았지만 횟수나 규모는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연합훈련 '정상화'에 촉각 세우는 북한

해병대 361중헬기비행대대(HMH-361)와 미 해군 14소해(기뢰 제거)헬기대대 장병들이 CH-53E 슈퍼스탤리언 헬기에서 물자를 내리는 연습을 하는 모습. [사진=미 국방부]

북한은 내달 22일 계획된 한·미 연합훈련 시, 한반도 인근 미군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리지성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명의로 작성된 글을 통해 “최근 미국과 일본, 남조선이 심상치 않은 군사적 결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연합훈련 계기 미군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만일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미국의 핵 전략자산들이 투입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들이 끝끝내 강행되는 경우 우리의 응분의 대응조치를 유발하게 되어있다”며 “사소한 우발적 충돌로도 쉽게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을 계기로 한반도 인근에 미군 전략자산이 전개될 경우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각종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