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CEO]②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MX사업부 #갤럭시 혁신 #실적 개선 #폴더블 #언팩

2022-07-23 07:00

최고경영자 또는 최고경영책임자를 뜻하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는 한 회사 또는 기관의 총체적 경영을 책임지는,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경영자다. 그래서 CEO의 어깨는 항상 무거운 법. 비록 몇 가지 키워드로 CEO 한 사람의 경영 철학을 분석할 순 없지만, 해시태그(#)로 묶어보면 오히려 간명해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용되는 메타데이터 태그를 빌려 국내 경제계 CEO의 생각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노태문 #MX사업부 #실적 개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 웨어러블 기기 등 모바일 기기 사업을 담당해온 '무선사업부' 명칭이 지난해 12월  'MX(Mobile Experience)사업부'로 변경됐다. 1995년 단말기시스템사업부에서 무선사업부로 바뀐 이후 26년 만의 새 이름이었다.

새로운 명칭 MX는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 웨어러블 등 다양한 제품은 물론 고객 서비스까지 편리하게 연결된 '갤럭시 에코시스템'과 개방형 파트너십을 통해 소비자가 자신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소비자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새로운 갤럭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지향점도 담았다.

주목할 점은 수장인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당시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에서 무선사업부장 사장으로 선임됐다.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갤럭시 신화'를 일군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라는 점을 크게 인정받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52세의 젊은 리더로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참신한 전략을 제시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노 사장에게는 특히 올해가 위기다. 지난 2월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 출시 이후 높은 인기와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가 불씨였다. 일부 고사양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시 스마트폰 성능을 고의로 저하한다는 의혹으로 시작됐던 해당 논란은 허위 광고, 소비자 기만 문제로 국민 청원에 법정 다툼까지 번지는 분위기였다. 삼성전자는 'GOS 자동실행' 지침을 '선택 사항'으로 바꾸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예상보다 거센 소비자들의 반발에 곤욕을 치렀다.

다행히 올해 1분기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갤럭시 S22 울트라'로 집계되는 등 매출 선방은 했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면에서도 갤럭시는 1위를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잠정집계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3%포인트 오른 21%의 점유율(출하량 기준)로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앞서 1분기에도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2%포인트 상승한 24%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다만 전체 삼성전자 실적에서 MX사업부의 입지는 줄어드는 모양새다. 올 1분기 확정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 MX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32조37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3조8200억원에 그쳤다. 올 2분기 잠정실적도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MX사업부의 영업이익을 2조6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전 분기 대비 1조원 이상 빠지는 셈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원자잿값 상승,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와 수요 위축 등 악조건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 노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 상황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혁신 #폴더블 #대중화
"오늘날 스마트폰은 무한한 발전과 진보의 중심에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발전을 이끌어 가고자 노력해 왔다. 저는 모바일 기술의 발전이 단순한 진화에 그치기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고도화하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경험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삶을 더 쉽고 윤택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삼성전자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기존의 틀을 깨며,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을 지속해온 이유다."

노 사장은 올해 세계 최대 IT 기술 박람회 'CES 2022'에 앞서 이 같은 기고문을 통해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은 혁신에 대한 갈망을 드러낸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노 사장에게 혁신은 숙명과 같다. MX사업부의 전신인 무선사업부 차세대제품그룹장, 선행하드웨어(HW)개발2그룹장, 혁신제품개발팀장, 상품전략팀장, 개발2실장, 개발실장을 두루 거쳤다. 그 과정에서 노 사장은 갤럭시의 변화와 혁신을 최전방에서 주도했다.

그는 지난 1월 기고문에서도 "너무 크다고 여겨졌던 대화면, 꼭 필요한가 싶었던 S펜, 모바일 사진을 한 차원 끌어올린 전문가급 카메라 등 갤럭시가 제시한 경험은 때로 즉각 환영받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일각의 회의적인 시각에 흔들리지 않고, 새로운 혁신의 기준을 제시해 왔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특히 노 사장은 MX사업부로 명칭을 바꾼 이후 혁신의 방점을 '새로운 고객 경험'에 찍고 있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폴더블폰 대중화'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 노 사장은 지난 22일 공개한 기고문을 통해 "2019년, 처음 갤럭시 폴드 제품을 선보였을 당시 급진적이며 과감하다는 평과 함께,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불과 3년 만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2020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00만대에 육박했고, 이러한 급속한 성장세는 지속할 것"이라면서 "폴더블폰이 빠른 속도로 대세로 거듭나며 이제는 진정한 대중화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내달 공개할 갤럭시 Z폴드4와 Z플립4에 대해 "폴더블 혁신이 기술을 넘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과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갤럭시 언팩 #Z폴드4 #Z플립4
노 사장에게 올 하반기 명운을 좌우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달 10일 미국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August 2022 : Unfold Your World)'을 열고 '갤럭시 Z폴드4·갤럭시 Z플립4(이하 Z폴드4·Z플립4)' 등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과 '갤럭시 워치5'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노 사장은 앞서 강조한 '폴더블폰 대중화'의 최대 분기점으로 이번 언팩을 삼을 가능성이 크다. 외신과 IT 팁스터(유출자)들은 신제품 Z폴드4·Z플립4의 구체적인 사양을 잇달아 공개하며 높은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두 제품 모두 전작에 비해 힌지(경첩) 부분을 얇게 만들어 폴더블폰의 난제인 '화면 주름'이 전작보다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또한 주목받는 점은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국내 출시 모델에 물리적 유심(USIM)을 꽂는 슬롯 외에 'e심(eSIM) 기능'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1대로 2개 유심과 2개 전화번호를 쓰는 '듀얼 심’ 구현이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e심은 설치가 간단하고 번호 이동을 위해 대리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 '똘똘한 한 대'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을 충성 고객으로 유치하는 효과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사장 역시 "궁극의 멀티 태스킹 제품인 Z폴드와 나만의 개성을 표현해주는 Z플립이 제시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보여드리고 싶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더 쉽게 해낼 수 있는 두 신제품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