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이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넸다고 의심되는 '돈다발'이 촬영된 영상을 검찰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씨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공판에서 대장동 사업에 참여했던 정모씨가 오만원권 지폐다발 수십개를 쌓아두고 누군가와 대화하는 모습이 담긴 23초 분량 동영상을 재생했다. 

검찰은 맞은 편 남성은 남 변호사고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정 회계사라고 주장했다. 정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가 지난 2013년 4월 사무실에 모여 유씨에게 건넬 9000만원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대화했는데 이 장면을 정 회계사가 찍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씨에게 "영상 속 인물이 본인이 맞냐" "유씨에게 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 아닌가" 등을 물었다. 정씨는 답변을 거부했다. 검찰은 정씨와 피고인들의 관계, 유씨에게 현금을 건넨 경위 등도 물었다. 정씨는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죄송하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유씨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며 금품을 요구해 총 3억5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정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가 현금을 갹출해 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