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우영우' 신드롬? 우린 여전히 '말아톤'에 멈춰 있다
2022-07-18 11:36
배우 박은빈이 주연으로 열연 중인 ENA 수목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다만 이 드라마가 주목을 받는 건 우리 사회 내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방증일 수 있어 뒷맛이 개운치 않다.
지난 11일 세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우영우'는 넷플릭스 TV쇼 부문 10위에 올랐다. 지난 6월 29일 첫 방송 후 18일 현재 6회만 방송했을 뿐이지만 제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이 작품은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대형 로펌의 신입 변호사 우영우가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휴먼 법정 드라마다.
장애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는 꾸준히 나왔다. 그중에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받은 영화가 '말아톤'이다. 지난 2005년 개봉한 '말아톤'에서 배우 조승우가 연기한 초원은 자폐 장애를 가진 인물로 마라톤에 남다른 흥미와 집중력을 보인다. 20살 청년이지만 5살 수준 지능에 머물러 있다. 극 중의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명대사는 아직도 회자된다.
하지만 '말아톤'이 상영된 지 17년이 지난 데다, '우영우'가 시청률 1위 드라마로 등극한 지금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얼마나 개선됐을까.
지난 6일 '우영우' 3회 차 방송분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이 살해 혐의를 받는 내용을 다뤘다. 드라마는 관련 사건을 접한 대중의 반응을 소개했는데 "의대생이 죽고 자폐아가 살다니 국가적 손실 아니냐", "한국에선 자폐증=살인 면허" 등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댓글 내용들이라 더욱 뼈아프다.
미디어는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미비한 제도를 지적하며 시청자들의 인식 개선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담하다. 당장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을 자주 볼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외부 활동의 어려움을 증명한다.
많은 장애인이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구성원들의 배려와 지속적인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더불어 정부의 현실성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