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연 R&A…우즈 가입은 화색, LIV 질문은 난색

2022-07-14 08:00
우즈·매킬로이·로리 R&A 명예 회원 가입
LIV 골프 OWGR 신청서 관련 질문은 난색
150회 디 오픈 "진정한 스포츠 이정표"

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400만 달러)을 하루 앞둔 7월 13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마틴 슬럼버스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 최고경영자(CEO)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타이거 우즈 등 3명의 명예 회원 가입에 대해서는 화색을,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하 LIV 골프) 관련 질문에는 난색을 보였다.
 

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 기자회견장에서 환하게 웃는 타이거 우즈(왼쪽)와 로리 매킬로이. [사진=R&A]

◆ 화색 돋은 R&A 명예 회원 가입

R&A가 우즈, 로리 매킬로이, 폴 로리를 명예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R&A는 골프 규칙과 디 오픈 챔피언십 등을 관장하는 단체다. 미국에 미국골프협회(USGA)가 있다면 유럽은 R&A로 통한다.

7월 13일(현지시간) R&A는 "이번에 명예 회원으로 가입시킨 우즈, 매킬로이, 로리는 메이저 대회에서 20승을 거뒀다. 골프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우즈는 성공한 운동선수다. 1996년 데뷔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82승을 쌓았다. 82승은 샘 스니드와 함께 최다승 기록이다. 이 중 메이저 대회 우승은 15승이다. 15승 중 3승(2000년, 2005년, 2006년)은 클라레 저그(디 오픈 우승컵)를 들어 올렸다. 세계랭킹 1위 왕좌를 가장 오래 지키기도 했다. 2019년에는 대통령 자유 훈장을, 2021년에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매킬로이는 메이저 4승을 거둔 선수다. PGA 투어 통산으로는 21승을 쌓았다. 커리어(경력) 통산으로는 33승이다. 디 오픈 우승은 2014년 로열 리버풀에서다.

1986년부터 프로골퍼로 활동한 로리는 유럽에서 인기가 많다.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에서 8승을 쌓았다. 디 오픈 우승은 1999년이다. 당시 카누스티 골프링크스 18번 홀 개울에서 침몰한 장 방 드 벨드를 밟고 클라레 저그를 들었다. 10타 차 역전승이다. 현재는 유소년 골프 지원에 힘쓰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슬럼버스 CEO는 환한 미소와 함께 "세 명의 선수를 명예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환영하며 영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LIV 골프 질문에 난색을 보인 마틴 슬럼버스 R&A CEO. [사진=R&A]

◆ LIV 골프의 OWGR 가입 질문에는 난색

이후 LIV 골프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전날 밤 LIV 골프 측에서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에 지원서를 넣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피터 도슨 OWGR 회장은 "신청서 검토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LIV 골프로 전향한 선수들은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를 뛸 수 없지만, 참가 자격이 있다면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 점수를 받지 못한다면 출전할 수 없다. LIV 골프에는 당면 과제다.

디 오픈에 초대받지 못한 그레그 노먼 LIV 골프 CEO는 "세계 순위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OWGR 점수를 받으면 나머지는 저절로 해결된다"고 말했다.

제이 모나한, 마이크 완, 세스 와, 키스 워터스, 슬럼버스, 키스 페리, 버지 존슨, 도슨으로 구성된 OWGR 이사회는 이번 주 세인트앤드루스에서 회의를 연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 슬럼버스 CEO는 "전날 밤 LIV 골프가 신청서를 OWGR에 넣었다. OWGR는 남자골프 발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단체"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 그랬더니 슬럼버스 CEO는 "여기는 디 오픈을 관장하는 R&A 관련 기자회견이다. 나는 R&A 수장이다. 이 질문은 OWGR에서 해야 할 것 같다. 더 이상 OWGR 관련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번에는 LIV 골프를 후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문제로 이어졌다.

그랬더니 슬럼버스 CEO는 눈을 하늘 위로 올리더니 난색을 보였다. 더 이상 LIV 골프 관련 질문을 받기 싫다는 표정으로다.

슬럼버스 CEO는 "PGA 투어, DP 월드 투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R&A는 연합이 아닌 독자 노선이다"며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R&A는 많은 나라와 함께 일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여러 나라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 오픈 챔피언십의 150회를 기념하는 로고와 연습 라운드를 관전하는 갤러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150회를 맞이한 디 오픈

1860년 시작한 디 오픈은 이번 대회로 150회를 맞았다. 사라진 우승컵, 세계 1·2차대전, 코로나19 확산 등을 제외하고는 매년 대회가 개최됐다.

슬럼버스 CEO는 "150회 디 오픈은 스포츠의 진정한 이정표다. 나도 골프 팬 중 한 사람이다. 1라운드 이른 아침 로리가 티샷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할 것 같다. 전 세계에서 온 29만명을 골프의 본고장으로 맞이하게 돼 기쁘다. 2만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무료로 관람할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과거를 축하하는 것만큼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150회 우승자 관련 질문으로 기자회견이 마무리됐다. 답변은 전날 매킬로이의 발언과 같았다.

"일요일에 누가 우승하든 이름이 역사에 남게 된다. 18번 홀 그린에 온 여러분을 환영한다. 이것은 골프대회다. 디 오픈은 세계 최고 선수들이 출전하는 곳이다. 누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하는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