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여행] 단체여행 vs 초개별여행...코로나 이후 해외여행 '양극화'
2022-07-08 11:00
드디어 여행 빗장이 풀렸다. 2년여 만이다. 각국이 입국 규제를 완화하자 오랜 시간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다만 여행 방법은 양극화됐다. 과거 개별여행 추세가 확산하며 고꾸라졌던 단체여행(패키지여행)에 대한 관심도가 다시금 높아졌는가 하면, 아예 타인과 접촉을 줄이는 '초개인화 여행'이 새 여행법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 확산 초기···여행 예약 취소 '급증'
한국관광공사(사장직무대행 신상용)와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은 최근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분석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의 국민 해외여행 수요 변화를 살펴보고, 안전 여행의 시사점을 제시하기 위해 진행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상담 데이터(2018~2022년 1분기)를 비롯해 해외여행 설문조사 데이터(여행신문, 2002~2022년), 국가별 입국 정보(외교부 영사콜센터, 각국 국책관광기구), 소셜빅데이터, 관광통계 등을 분석에 활용했다. 관련 업계 전문가 심층 인터뷰는 별도로 진행했다.
한국소비자원 상담데이터 분석 결과, 코로나가 발생한 직후인 2020년 2월 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여행 관련 월 문의건수는 최근 5년 내 최고치인 7118건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 전체 문의 건수는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전체 문의 중 83.9%는 '계약 해제'가 차지했다. 계약 해제 관련 문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50%대를 기록했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계약 해제 관련 문의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로 인한 여행상품 환불과 취소 과정에서 생긴 여파일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관련 공지 등 고객상담 과중···여행사 인력 이탈 '가속화'
코로나 이후 여행 소비자의 여행 성향은 확연히 바뀌었다. 불확실성을 회피하고, 안전을 중시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관광공사는 종합여행사와 항공사, 온라인 여행사에 종사하는 업계 관계자 7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여자들 답변에 따르면, 여행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확산 후 직항 항공편과 인지도 높은 숙박시설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출입국 정책 및 항공편 운항 등 출국 불확실성은 커졌다.
여행사 상담 직원의 고충은 커졌다. 각양각색의 각국 입국 정책 탓에 여행 관련 공지사항이 늘면서 고객 상담 시간도 덩달아 늘었다. 이 상황이 현장 직원의 어려움을 키웠고, 숙련된 인력의 이탈도 야기했다.
◆단체여행 vs 초개별여행···여행 선호도 '양극화'
지난해 말부터 각국은 여행 빗장을 풀고 외국인 여행객을 받기 시작했다. 까다로운 입국 규제도 속속 완화했다. 격리 면제는 물론, 백신 음성증명서 제출 의무를 없앤 국가도 다수다. 최근에는 일본도 단체여행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면서 여행시장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입국 절차와 항공 운항 등의 제한이 완화해 해외여행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해외여행 언급량이 급감했었다. 실제로 소셜빅데이터 내 해외여행 언급량 분석 결과, 코로나 확산 이후(2020년 2월~2021년 12월)의 월평균 언급량은 확산 이전(2019년 5월~2020년 1월)의 64.4%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추세는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과 확진자 감소, 입국 규제 완화 등의 긍정적 변화를 등에 업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관광공사와 여행신문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5222명 대상) 결과, 응답자의 88.16%가 향후 1년 내 해외여행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5월 해외여행 언급량도 전월 대비 8% 증가했다.
해외여행 관련 활동으로는 '자연체험여행(캠핑, 오로라)', '단체여행(패키지여행)', '비대면 여행(랜선 여행)' 등의 관심도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었다.
특히 단체여행(패키지여행) 선호도가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감염 우려'에서 벗어나 좀 더 안전한 여행을 즐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행자의 인식 변화는 캠핑 등 야외활동 위주의 여행 증가세로 이어졌다. 또 방역에 철저한 준비가 돼 있는 단체여행 상품 관심도를 높였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여행 선호도가 높았다면,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미국과 프랑스 등이 여행 선호국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국가는 방역과 관련해 타국들보다 일찍 개방 조처를 한 곳이다. 최근에는 동남아 국가도 여행 빗장을 해제하고 입국 규정을 완화하면서 베트남과 태국 여행 수요도 껑충 뛰었다.
패키지여행 선호도 못지않게 '초개인화 여행' 선호도 또한 높아졌다. 초개인화 여행은 타인과 접촉을 거의 줄이면서 홀로 즐기는 여행 트렌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행에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면서 확산한 여행법이다.
온라인 여행사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초개인화 여행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여행 장소부터 일정, 여행 패턴, 활동 계획, 이동 수단, 맛집, 숙소 등 여행 전반을 전적으로 여행자 '개인'에게 맞춰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인터파크 투어는 '여행 계획' 시범 서비스를 오픈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항공편과 맛집, 관광지, 예상 비용이 포함된 추천 계획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항공권, 호텔, 투어, 입장권 등 각종 여행상품 및 콘텐츠를 맞춤 제공하는 초개인화 플랫폼 '트리플'과 합병을 발표하며 '초개인화 여행'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 소규모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AI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의 활용도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