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中산둥성 국유기업 회장은 왜 호찌민 총영사가 됐을까?
2022-07-05 18:46
웨이화샹(魏華祥) 베트남 호찌민 주재 총영사, 황스팡(黃世芳) 말레이시아 코타키나 발루 주재 총영사, 한춘린(韓春霖) 루마니아 주재 대사, 천다오장(陳道江) 자메이카 주재 대사.
올해 중국이 새로 임명한 이들 4명의 해외 공관장에겐 공통분모가 있다. 상업 분야에서 비즈니스 경력을 쌓은 비(非) 외교관 출신 간부란 점이다.
중국이 그동안 주로 외교 계통의 직업 외교관을 각국 대사나 총영사로 임명한 것과 비교하면 꽤 이례적이다. 중국 펑파이신문은 5월 들어 비외교관 출신의 해외 공관장 임명 소식이 자주 보도됐다고 전했다.
그 배경이 궁금해서 4명의 이력을 쭉 훑어봤다. 웨이화샹은 베트남 호찌민 총영사로 임명되기 직전까지 산둥성 정책성 금융기관인 농업신용담보회사 회장으로 재임했다. 중국의 대외무역 창구로 불리는 산둥성 정부에서 오래 몸 담으며 산둥성 상무청 부청장, 정부 대변인, 산둥성 린이시 서기직을 지냈다.
중앙당교에서 정치·경제학 박사 학위까지 딴 그는 ‘무역 기술장벽에 대응하는 이론적 사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중국기업의 시장경제 조건 고찰’, ‘다국적 기업의 핵심전략 연구’, ‘21세기 초 중국 국제수지 조정정책 동향’ 등 비즈니스 학술논문도 발표했다.
최근 동남아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행정 경험에 경영 이론·실무 감각까지 쌓은 비외교관 출신인 그에게 호찌민 총영사라는 중책을 맡긴 것은 주목할 만하다.
코타키나 발루(사바주) 총영사로 임명된 황스팡(黄世芳)도 동남아와 맞닿은 광시 자치구 지역에서 상업·무역을 쭉 맡아왔다. 동남아 진출 교두보로 불리는 광시 베이부완(北部灣) 경제구 계획건설관리위원회 국제합작처 처장, 둥싱 변경경제합작구 관리위원회 주임을 역임했으며, 광시 자치구 라이빈시 부시장 등 자리도 거쳤다.
그는 얼마 전 취임사에서 “사바주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으로 지리나 자원 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앞으로 중국 각 지역과 심도 있는 교류 협력을 업무 중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자메이카 대사로 임명된 천다오장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산둥성 대표 국유 투자금융회사인 루신투자그룹 부총경리, 산둥성 황금그룹 이사, 산둥성 토지개발그룹 총경리직을 지낸 전문 경영인이다. 자원, 토지개발, 투자 분야에서 비즈니스 경험을 쌓은 그를 중국 지도부는 ‘자원의 보고(寶庫)’ 중남미 지역으로 파견했다.
마지막으로 한춘린 루마니아 대사다. 상하이 외국어대 영어학과, 대외경제무역대 법학과에서 각각 학사, 석사를 마친 그는 영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반독점 분야 경험도 풍부하다. 과거 상무부 반독점국 분야에서 일했으며, 호주·케냐 주재 대사관 경제상무처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비외교관을 해외 공관장 자리에 앉힌 것을 놓고, 중국 외교부의 편협한 인재 등용 관행, 해외 공관장의 부정부패 행위에 경종을 울리고 외교부 길들이기 움직임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경영 관리 경험이 풍부한 비외교관 출신을 해외 사절로 파견했다는 건 또 다른 면에서 의미가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자메이카 등은 모두 중국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협력 국가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에서 중국 견제 기류가 뚜렷해진 가운데 중국으로선 일대일로를 통한 세계 각국과의 경제 무역 협력 강화가 중요해졌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 해외 공관들에겐 현지 전략적 자원이나 물자 조달에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중책이 맡겨졌고, 해외 주재 대사가 실용적인 비즈니스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실제 얼마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중국 전문가도 “전 세계가 자원 확보를 위한 공급망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도 필요하다면 전략적으로 정치외교에서 '기술외교'로 전환하는 것을 생각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새 정권 출범 후 각국 대사 인선이 이어지고 있다. 베테랑 외교관이나 학자 출신의 외교 전문가 발탁이 두드러진다. 곧 중국 베이징에 부임할 정재호 신임 주중 대사도 중국이 인정한 '중국 전문가'로 잘 알려졌다. 최근 복잡다단한 국제 정치·경제 환경 속 신임 대사가 전문성을 살려 복잡한 외교 실타래를 풀어나가길 기대해본다.
올해 중국이 새로 임명한 이들 4명의 해외 공관장에겐 공통분모가 있다. 상업 분야에서 비즈니스 경력을 쌓은 비(非) 외교관 출신 간부란 점이다.
중국이 그동안 주로 외교 계통의 직업 외교관을 각국 대사나 총영사로 임명한 것과 비교하면 꽤 이례적이다. 중국 펑파이신문은 5월 들어 비외교관 출신의 해외 공관장 임명 소식이 자주 보도됐다고 전했다.
그 배경이 궁금해서 4명의 이력을 쭉 훑어봤다. 웨이화샹은 베트남 호찌민 총영사로 임명되기 직전까지 산둥성 정책성 금융기관인 농업신용담보회사 회장으로 재임했다. 중국의 대외무역 창구로 불리는 산둥성 정부에서 오래 몸 담으며 산둥성 상무청 부청장, 정부 대변인, 산둥성 린이시 서기직을 지냈다.
중앙당교에서 정치·경제학 박사 학위까지 딴 그는 ‘무역 기술장벽에 대응하는 이론적 사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중국기업의 시장경제 조건 고찰’, ‘다국적 기업의 핵심전략 연구’, ‘21세기 초 중국 국제수지 조정정책 동향’ 등 비즈니스 학술논문도 발표했다.
최근 동남아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행정 경험에 경영 이론·실무 감각까지 쌓은 비외교관 출신인 그에게 호찌민 총영사라는 중책을 맡긴 것은 주목할 만하다.
코타키나 발루(사바주) 총영사로 임명된 황스팡(黄世芳)도 동남아와 맞닿은 광시 자치구 지역에서 상업·무역을 쭉 맡아왔다. 동남아 진출 교두보로 불리는 광시 베이부완(北部灣) 경제구 계획건설관리위원회 국제합작처 처장, 둥싱 변경경제합작구 관리위원회 주임을 역임했으며, 광시 자치구 라이빈시 부시장 등 자리도 거쳤다.
그는 얼마 전 취임사에서 “사바주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으로 지리나 자원 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앞으로 중국 각 지역과 심도 있는 교류 협력을 업무 중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자메이카 대사로 임명된 천다오장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산둥성 대표 국유 투자금융회사인 루신투자그룹 부총경리, 산둥성 황금그룹 이사, 산둥성 토지개발그룹 총경리직을 지낸 전문 경영인이다. 자원, 토지개발, 투자 분야에서 비즈니스 경험을 쌓은 그를 중국 지도부는 ‘자원의 보고(寶庫)’ 중남미 지역으로 파견했다.
마지막으로 한춘린 루마니아 대사다. 상하이 외국어대 영어학과, 대외경제무역대 법학과에서 각각 학사, 석사를 마친 그는 영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반독점 분야 경험도 풍부하다. 과거 상무부 반독점국 분야에서 일했으며, 호주·케냐 주재 대사관 경제상무처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비외교관을 해외 공관장 자리에 앉힌 것을 놓고, 중국 외교부의 편협한 인재 등용 관행, 해외 공관장의 부정부패 행위에 경종을 울리고 외교부 길들이기 움직임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경영 관리 경험이 풍부한 비외교관 출신을 해외 사절로 파견했다는 건 또 다른 면에서 의미가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자메이카 등은 모두 중국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협력 국가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에서 중국 견제 기류가 뚜렷해진 가운데 중국으로선 일대일로를 통한 세계 각국과의 경제 무역 협력 강화가 중요해졌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 해외 공관들에겐 현지 전략적 자원이나 물자 조달에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중책이 맡겨졌고, 해외 주재 대사가 실용적인 비즈니스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실제 얼마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중국 전문가도 “전 세계가 자원 확보를 위한 공급망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도 필요하다면 전략적으로 정치외교에서 '기술외교'로 전환하는 것을 생각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새 정권 출범 후 각국 대사 인선이 이어지고 있다. 베테랑 외교관이나 학자 출신의 외교 전문가 발탁이 두드러진다. 곧 중국 베이징에 부임할 정재호 신임 주중 대사도 중국이 인정한 '중국 전문가'로 잘 알려졌다. 최근 복잡다단한 국제 정치·경제 환경 속 신임 대사가 전문성을 살려 복잡한 외교 실타래를 풀어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