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악영향, 생산까지 전이될 수도"

2022-07-04 15:00

[사진=아주경제 DB]

국내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간 국내 경제는 생산보다는 비용 측면에서 받는 부정적 영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물가 오름세를 봤을 때 생산 측면까지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4일 발간한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특징 및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작년 말 이후 다소 완화됐으나,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조치의 영향으로 다시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주요국에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졌다. 중국 봉쇄조치 이후에는 소재·부품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일부 산업에서 생산이 제약된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국내도 해외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비용 측면의 영향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에는 공급뿐 아니라 수요도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유지되는 반면, 에너지·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비용 압력이 가중됐다. 실제로 국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최근 생산 감소 폭은 크지 않지만, 투입 가격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원자재·중간재 가격 상승세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채산성 악화를 유발했다. 원자재·중간재 중에서도 특히 에너지, 철강, 목재, 화학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화학, 건설, 기계업종 관련 기업들은 실적에 직격타를 맞았다. 주요 산업에서 매출액 증가가 이뤄졌지만, 비용 상승 폭이 더 커 대부분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줄거나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영향이 생산까지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생산 차질은 통상 공급망의 복잡성이 높은 산업일수록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일례로 자동차 산업은 중간재 투입 비중이 높고 공급망이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어 여타 산업에 비해 공급망 충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한은은 "국내의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공급망 차질에 물가 오름세가 겹쳐 생산에 대한 악영향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충격에 사전 대비하는 한편 향후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