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중남미서 부활 날갯짓하는 화웨이...5.5G로 기술 격차 노리나

2022-06-29 16:00
미국 영향력 약한 지역서 5G 전환 잇달아 수주...현지 이통사와 파트너십 강화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로 차세대 5G 표준 선점 목표...중국·중동 이통사와 협력

화웨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제재 이후 주춤했던 화웨이가 아프리카·중남미·동남아 국가들의 5G 전환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전 세계 통신 시장에서 잃어버린 영향력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 기존 5G의 뒤를 잇는 차세대 통신규격 '5.5G(5G 어드밴스드)'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며 연구개발을 통한 위기 극복 전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통신 업계에선 지난 3년 동안 북미·동아시아·서유럽 등의 미국의 입김에 센 선진국을 중심으로 5G 전환이 전개되어 화웨이의 입지가 지속해서 줄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떨어지는 아프리카·중남미·동남아 개발도상국에서 5G 전환이 시작되는 만큼 화웨이가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티오피아 이어 케냐 5G 전환 수주

2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케냐 통신 당국은 5G 상용화를 위해 화웨이와 기술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화웨이는 5G 네트워크 구축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과 사이버 보안에 대한 교육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화웨이가 지난 3월 케냐 이동통신사들과 5G 전환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 지 불과 3개월 만에 나온 빠른 결정이다.

케냐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활용해 빠르면 올해 연말부터 5G망 구축에 착수한다.

미국의 제재 이후 화웨이는 5G 선도국가가 몰려 있는 북미와 서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이 많이 감소했지만, 아프리카 시장에선 서구권 네트워크 장비업체를 제치고 5G 전환 계약을 지속해서 성사시키고 있다.

일례로 에티오피아의 이동통신사인 '에티오텔레콤'과 '사파리컴'은 5G 전환의 파트너로 화웨이를 선택했다.

◆중남미 주요 이통사와 파트너십...5G 전환 선도 사례로 LGU+ 꼽아

화웨이는 이달 초 중남미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LATAM ICT Congress 2022' 행사를 개최하며 중남미 시장에서 건재한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중남미 지역의 5G 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화웨이는 '아메리카모빌 멕시코', '비보 브라질', '텔레콤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지역 주요 이동통신사가 화웨이의 '차세대 5G 통신 장비(4T-8T-Massive MIMO)'를 활용해 5G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사례를 공유했다. 

또 행사에서 화웨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5G 전환에 나선 사례로 한국의 LG유플러스를 꼽았다.

화웨이는 지속해서 중남미 이동통신사에 5G 장비를 공급함으로써 브라질, 멕시코, 칠레, 페루 등의 국가가 주요 통신망을 3G·LTE에서 5G로 전환하고, 빠른 통신 속도를 활용한 차세대 앱을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태국 중심으로 동남아 영향력 확대...총리도 화웨이에 기대감

화웨이는 동남아 시장에선 지난 2020년 2.6GHz 주파수로 5G를 상용화한 태국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태국은 지난 3월 기준 570만명의 5G 가입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화웨이는 태국 정부와 함께 '태국 5G 얼라이언스'를 설립하고 공중 보건, 교육, 운송,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협의체에는 어드밴스드인포서비스(AIS), 트루코퍼레이션 등 태국 주요 이동통신사도 함께한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태국 5G 얼라이언스 서밋 행사에 참석해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태국의 모든 사업에 5G가 적용되도록 장려하고,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화웨이와) 협력이 기술과 디지털 전환을 확대하고 투자 허브로서 태국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극복의 핵심은 연구개발...5G 어드밴스드 표준 선점 목표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라는 위기를 기술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지속해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의 22.4%에 달하는 1427억 위안(약 27조275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실제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2021 연구·개발 투자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화웨이는 구글(알파벳)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으로 집계됐다.

이런 화웨이 연구개발의 대표적인 성과가 10Gbps의 통신 속도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인 차세대 무선 통신 표준 5G 어드밴스드 기술 선점이다. 

3GPP는 지난해 4월 5G 어드밴스드 기술 연구와 표준화를 공식화하고, 같은 해 12월 릴리즈18에서 첫 28개 연구 항목을 결정했다.  

이러한 글로벌 기술 연구와 표준화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화웨이는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화웨이와 차이나모바일은 '5G 어드밴스드 이노베이션 인더스트리 체인 컨버전스'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며 '고품질 지능형 네트워크'와 '저탄소화'라는 5G 어드밴스드 기술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 화웨이는 중동의 주요 이동통신사 자인 그룹과 함께 5G 전환과 5.5G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화웨이는 자인 그룹의 기존 5G망에 '업링크 중심 광대역 통신(UCBC)', '실시간 광대역 통신(RTBC)', '조화통신 및 감지(HCS)' 등의 신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