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로나 확진자 '7일 격리' 유지, "8월 말 급증 피해야"···尹 정부 '과학방역' 향배는

2022-06-17 16:54

방역당국은 6월 17일 코로나19 확진자 '7일 격리의무'를 4주일 더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를 통해 8월 말쯤 낮은 수준의 재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보고된 유행 예측 결과에 따르면 격리 수준에 따라 재증가 시점과 규모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격리의무를 해제할 경우 7월부터 빠른 증가세로 전환해 8월 말에는 8.3배까지 추가 발생이 예상됐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7일 격리의무’를 4주일 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 격리의무 전환 기준 마련 과정에서 격리 기간을 완화하자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격리 기간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이전 정부의 방역정책을 ‘정치 방역’이라고 비판해온 새 정부가 내세우는 대로 ‘과학적 방역’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정부 “전문가들, 완화보단 격리의무 유지 의견 우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현재의 7일 격리의무를 유지하고자 한다”면서 “앞으로 전문가들과 함께 4주 단위로 상황을 재평가할 예정이며, 그 이전이라도 방역지표가 기준을 충족하면 확진자 격리의무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전문가들은 ‘의료대응여력 등 일부 지표는 달성된 것으로 평가하지만 사망자 수 등이 아직 충분히 감소하지 않았으며, 격리의무를 완화할 경우 재확산의 시기를 앞당기고 피해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며 격리의무 연장 이유를 밝혔다.

앞서 중대본은 지난달 20일 향후 4주간의 방역상황을 평가하고 확진자 격리의무 조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어 정부는 전문가 태스크포스(TF)와 ‘감염병 위기관리 전문위원회’ 등을 통해 관련 논의를 진행해왔다.

정부는 현행 7일 격리 의무를 유지할 경우 감소세가 지속돼 8월 말엔 낮은 수준의 재증가가 예상되지만, 격리 의무를 해제하면 7월부터 빠른 증가세로 전환돼 8월 말에는 격리 의무 유지 시보다 8.3배까지 추가 발생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김헌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1부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격리 기간을 3~5일로 줄일 경우엔 감소세가 정체되고 8월 말에 중간 수준 이상의 재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작년 겨울 유행과 올해 오미크론 유행으로 형성된 면역 효과가 4~6개월 후 저하되는 점, 올 7~8월 이후 전파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점 역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헌주 제1부본부장은 “격리의무 전환 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일부 지표는 달성된 것으로 평가되나, 사망자 수 등이 아직 충분히 감소하지 않았고 유행 예측 결과 반등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격리의무 전환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지표 상황을 고려해 전문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전환 여부를 검토한 결과”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격리의무 전환 기준 마련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격리의무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격리 기간을 완화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격리 기간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더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헌주 중앙방역대책본부 제1부본부장이 6월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포스트 오미크론 확진자 격리 방안 및 격리의무 전환 기준 관련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격리의무 전환 기준 재평가 어떻게? '사망자수와 치명률' 핵심지표로 제시

정부는 앞으로 4주 단위로 상황을 재평가해 격리의무 해제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망자 수와 치명률 등 2개 핵심지표와 유행예측, 초과사망, 변이 바이러스, 의료체계 대응역량 등 4개 보조지표로 판단한다.

핵심지표는 인플루엔자의 약 2배 범위 안(주간 사망자 수 50~100명 이하, 치명률 0.05~0.1%)에 드는지 평가하기로 했다. 현재 치명률(5월 기준 0.07%)은 기준 ‘달성’이지만, 사망자 수(최근 1주간 113명)는 ‘미달성’으로 평가됐다. 보조지표 가운데 변이와 의료체계 대응역량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유행예측이나 초과사망 지표는 기준에 미흡한 수준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추후 격리의무 해제가 가능한지, 대략적인 시점에 대해서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헌주 제1부본부장은 사망자 수와 치명률 등 격리의무 해제 기준을 충족하는 시점에 대해 “현시점에서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지표를 충족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여러 전문가의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유행 감소세가 유지됨에 따라 요양병원·시설의 방역조치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오는 20일부터 요양병원·시설에서 백신 접종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면회가 가능해지고, 면회 인원도 현재 4인 원칙이지만 앞으로는 기관 상황에 따라 제한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

또 4차 접종을 마쳤거나 2차 이상 접종 후 확진 이력이 있는 입소·입원자라면 외래진료 이외의 경우에도 외출·외박을 할 수 있다. 단, 외출·외박 후 복귀할 때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을 확인해야 한다.
 
◆ 길어지는 ‘복지부 장관 공백’···방역 추진과제 논의 미뤄져 우려

방역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복지부 장관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격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사청문회 일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서는 수장의 빈자리가 길어지며 추진과제 논의가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산적한 현안을 제쳐놓고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는 ‘자녀의 갭투자와 취업’, ‘모친 편법 증여’ 등 후보자 관련 의혹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으나, 명확한 해명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대규모 항체양성률 조사도 당초 계획보다 지연돼 가을철 재유행 전 과학방역의 근거가 마련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질병청은 다음 달 8일부터 전국 17개 시도 만 5세 이상 주민 1만명을 대상으로 항체양성률 대규모 조사를 실시한다. 분기별로 1만명씩, 올해 안으로 모두 3만명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감염병 유행을 정확히 예측하고 과학적 방역 대책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초 계획대로라면 5월 중 조사에 착수해 6월 말이나 7월 초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되면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사과한 바 있다.

백 청장은 지난 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항체양성률 조사가 처음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어 죄송하다”며 “정부에서 하는 것들이 절차가 있어 처음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