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긴거야, 진거야"....허니문 선거 압승한 與에 발생한 이례적 현상 '두 가지'
2022-06-16 17:18
국힘, 17곳 중 12곳 가져가며 '압승'…'허니문 효과' 봤다
이례적 현상 ① 지방선거 압승에도 '권력투쟁' 시작된 與
이례적 현상 ②선거 승리 후 보름도 안 돼 떨어진 尹 지지율
이례적 현상 ① 지방선거 압승에도 '권력투쟁' 시작된 與
이례적 현상 ②선거 승리 후 보름도 안 돼 떨어진 尹 지지율
새 정부 출범 후 신임 대통령 임기 초반에 치러진 선거를 '허니문 선거'라고 한다. 보통 허니문 선거에서는 정권을 잡은 정당이 승리한다. 국민의힘은 허니문 선거인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동안 임기 초 선거에 승리한 정당은 줄곧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례적으로 '두 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방선거 압승에도 권력투쟁이 시작됐고, 선거 승리 이후 보름도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국힘, 17곳 중 12곳 가져가며 '압승'…'허니문 효과' 봤다
국민의힘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역 자치단체장 중 12곳(서울·부산·경남·인천·경북·대구·충남·충북·대전·강원·울산·세종)에서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은 5곳(경기·전남·전북·광주·제주)에서 당선을 확정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14곳을 가져간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226곳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전체 64% 이상인 145곳에서 당선됐다. 민주당은 63명이 당선, 국민의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남은 18곳에선 무소속 및 군소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광역의회 선거 역시 국민의힘은 총 482명이 당선돼 민주당(271명)에 두 배 가까이 이겼다. 다만 기초의회에서는 민주당에서 1184명이 당선돼 국민의힘(1179명)과 비슷했다.
정권 초반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기대 심리가 꼽힌다.
다만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이긴 정당인데도 이례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이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으로 6월 초에 일어난 이준석 당대표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의 갈등이다. 양 측의 갈등은 지방선거 이후 이 대표가 공천시스템 등을 논의할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정 의원은 "자기 정치"라고 공개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놓고도 "갈 수는 있는데 지방선거 직후 과연 우크라이나에 제일 먼저 달려가는 것이 우선순위였나"라며 "집권여당의 책임과 역할을 고민하는 것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의 지적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어차피 기차는 간다"고 했다. 이는 지난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하나회' 숙청 등에 대한 저항이 커지자 남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어록을 인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정 의원을 개로 비유한 셈이다.
두 사람의 설전은 '개소리' '육모방망이' 등 감정 싸움으로 번지며 약 일주일 간 계속됐다. 결국 정 의원이 한 발 물러서면서 갈등이 일단락 됐지만, '조기 전대' 설까지 불거지며 당내 권력 투쟁이 가시화됐다.
이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갈등도 국민의힘 내홍을 드러낸 사례다. 안 의원은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친윤계'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안 의원의 인선에 재고를 요청하면서 두 사람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안 의원은 지난 14일 "기왕에 한 당이 됐는데 국민의당 출신만 제가 고집하는 것 자체가 화합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히려 화합의 제스처로 추천 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화합을 뭐 이렇게 하느냐"며 "제도 변경까지 하면서 두 자리를 만들었고, 애초 취지대로 안 의원과 고락을 같이했던 국민의당 인사를 추천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우리 당 의원을 추천하느냐"고 반박했다.
◆이례적 현상 ②선거 승리 후 보름도 안 돼 떨어진 尹 지지율
선거 승리 후 보름도 안 돼 하락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도 이례적이다. 역대 대통령 중 취임 한 달 만에 지지율이 50% 이하로 하락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6일 공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응답자의 49%(매우 잘함 17%, 잘하는 편 32%)가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방선거가 있던 지난 6월 1주차 조사(54%)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비율은 일주일만에 27%에서 32%(매우 못함 18%, 못하는 편 15%)로 상승했다. 잘 모르겠다는 비율은 19%였다.
연령별로는 △60대 61% △70대 이상 67% 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에 대해 '긍정' 평가를 답했다. 부정 평가는 30대(36%), 40대(47%), 50대(29%)에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이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역대 대통령 중 임기 한 달 만에 지지율이 뒷걸음질친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배 소장은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과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분석상으로는 윤 대통령 지지율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인사로 검찰 관련된 인사,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등 관련 논란과 의혹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