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도입한 KT, 1심 사측 승소

2022-06-16 15:16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지법.[사진=유대길 기자]

KT 전·현직 직원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해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부장판사 이기선)에 따르면 KT 전·현직 직원 1312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2개의 임금 청구 소송에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KT와 노동조합은 지난 2014년에서 2015년에 걸쳐 이뤄진 단체 협약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했다. 정년을 종전의 58세에서 60세로 늘리는 대신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을 일부 삭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노동자들은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소송을 제기하면서 “노조가 사측과 밀실에서 합의를 체결했고, 이로 따라 근로자 1인당 10∼40%의 임금이 삭감됐다”며 삭감된 임금을 달라고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기 전후를 비교해 봐도 근로자들이 받은 임금의 총액은 더 많아진다”며 “원고들은 정년 연장과 분리해 임금피크제를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 차별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년 연장과 임금 체계 개편을 별도로 분리해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5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만을 기준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했다면 노사 합의가 있더라도 무효라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은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 불이익 정도, 업무량 감소 등 조치 여부 등을 무효 여부를 따지는 기준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