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윌링스②] 간판도 없는 제이스코홀딩스, 딜 클로징 가능할까?

2022-06-16 14:04

[출처=제일제강 홈페이지]


제이스코홀딩스가 윌링스를 최종 인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윌링스 오너 안강순 대표는 제이스코홀딩스(구 제일제강)에 윌링스를 매각하기로 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2차례에 걸쳐 주식을 인수하는데 1차의 경우 잔금은 6월 30일까지 납입해야 하며 2차 대금 납입 기한은 9월 28일이다. 조건부 대가 및 계약금을 제외하면 현재 27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제일제강이 지난 3월 사명을 바꾼 곳이다. 제일제강은 과거 보물선 사업 추진 등으로 금감원 조사를 받기도 했다. 2018년 금감원은 보물선 테마주 관련 불공정 거래를 조사하면서 제일제강도 포함시켰다. 
 
간판 없이 장사 중인 제이스코홀딩스

제이스코홀딩스는 3년 3개월 동안 줄곧 당기순손실을 기록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이 났지만 결국 당기순손실을 내며 회사의 곳간은 비어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보유 현금은 28.9억원 수준이다.

그렇다고 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28일 상호를 변경했다. 통상 오너가 바뀌면서 기업을 새 단장 하거나, 기업의 경영 방향을 바꿀 때 사명이 바뀌곤 한다. 전자의 경우, LG하우시스가 LX하우시스로 바뀐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고 후자는 두산중공업이 두산에너빌리티로 바꾼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사명 변경은 신중한 조치다. 홍보, 마케팅 비용이 비경상적으로 상당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신중하게 결정하면 과감하게 변화한다. 

하지만 제이스코홀딩스는 3달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회사 CI(Corporate Identity)를 만들지 않았다. CI는 기업의 정체성을 대표한다. 홈페이지 역시 아직 제일제강이란 사명으로 운용되고 있다. 달리 말해 간판도 교체하지 않고 새로운 이름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아직 CI를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이지 않은 사명 변경의 대부분은 그 전 회사가 평판리스크에 상당히 노출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열위한 조달 여력

시장이 이번 딜의 성사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는 배경에는 제이스코홀딩스가 스스로 추가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 있다. 우선, 성장성과 실적 모두 뒷받침 되지 않다 보니 공모 방식 유상증자의 가능성이 떨어진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철강재 제조사다. 업황이 호조였음에도 당기순손실을 낼 정도였으니 경영에 물음표가 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공모 방식 유상증자는 진행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타인자본 조달이다. 제이스코홀딩스의 타인자본 조달은 15일 성공한 제2회 전환사채(CB) 발행이 마지막으로 여겨진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상상인증권,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증권 등으로부터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공장 용지, 공장 등 유형자산의 2순위 담보권을 제공했다. 그 전까지 제이스코홀딩스는 유형자산 685억원 중 616억원을 담보로 제공했는데 이번에는 2순위 담보권까지 활용해 최대 한도까지 자금을 조달하는 모습이다. 

이는 업계에서 제이스코홀딩스를 보는 시선이 어떤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코스닥 기업이 즐겨 사용하는 사모 전환사채 발행도 담보를 제공해야 겨우 가능했다는 의미다. 사모 전환사채의 경우 전환권과 이자란 메리트가 동시에 있어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회사채 발행은 꿈도 꾸기 어렵다 보니 장기 차입금은 2018년 이후 전무하다. 장기차입금이 반드시 나쁜 것 만은 아니다. 현금 흐름의 유출입을 매칭시킬 수 있다. 특히 NFT 산업과 같은 고위험 고수익 사업에 진출하려는 경우는 원금 상환을 늦출수록 유리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신용이 수반돼야 한다. 한국기업평가 기준 제이스코홀딩스의 기업신용등급은 B등급이다. 한기평은 "원리금 지급확실성이 부족하며, 그 안정성이 가변적이어서 매우 투기적"일 때 B등급을 부여한다. 통계적으로 B등급의 연간 부도율은 7.69%~11.54%에 이른다.

되려 꾸준히 제2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상환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BW 조기 상환 청구(풋옵션)가 가능해지면서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7일까지 약 190억원을 채권자에게 상환했다.  

아울러 한상민 제이스코홀딩스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CB 전환을 가정했는데, 한 대표의 말과 달리 제이스코홀딩스는 콜옵션을 실행했다. 그들의 홈페이지처럼 혼선을 빚고 있는 모습이다. 
 
최대주주의 자금 여력은?

현재 제이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캐디언즈시스템이다. 보물섬 사태 이후 주인이 2차례 바뀐 후 2021년 3월부터 캐디언즈시스템이 최대주주가 됐다. 캐디언즈시스템은 매출액 130억, 당기순이익 3억원을 내는 비상장기업이다. 이들은 매출이 크지 않은 데다 지난해 12월 상상인저축은행으로부터 30억원을 차입하며 주식의 75%를 담보로 제공하는 등 자금 여력이 많지 않아 보인다. 

경영 전반을 담당하는 트루윈창업투자 역시 지난해 '자본잠식'으로 감독당국인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경영개선 요구와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제이스코홀딩스의 현 상황에서 추가로 대금을 납입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만만찮은 일"이라면서 "제이스코홀딩스가 딜 클로징을 못하는 것보다 딜 클로징에 성공하는 것이 더 큰 뉴스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