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신임 주중대사 내정…중국은 '기대 반 우려 반'
2022-06-08 16:51
관영매체 "중국통 임명…한중관계 기대감 높여"
"학술 연구와 외교 달라…지켜봐야" 신중론도
"학술 연구와 외교 달라…지켜봐야" 신중론도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7일 저녁 인터넷판 기사에서 '중국통(Old China hand)' 정재호 교수가 주중대사에 지명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중국에서 공부하고 일한 경험이 있어 중국어에 능통하다"며 "이는 그의 재임 기간 중·한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관측통을 인용해 "이는 윤석열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임 대사가 재임 기간 진짜 중국과 중국인을 더 잘 이해해 중국에 대한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비방에 속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진짜 중국을 이해하길 바란다고도 기대감을 전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이 신문을 통해 정 내정자는 "중국 문제와 국제 관계에 전문성 있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며 "그가 더 이성적이고 자주적인 사고로 중·한 관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동시에 신임 주중대사 내정과 한·중 관계에 대한 우려와 경계 목소리도 나왔다. 이 신문은 신임 주중대사에겐 "한국의 내부 정치와 해외로부터의 압력이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는 가끔은 외교관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꼬집었다.
뤼 연구원도 "윤 대통령이 앞서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했던 대중 강경 발언이 한·중 양국에 우려를 자아냈다"며 "대중 관계를 잘 다루는 게 한국 경제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제 정치나 외교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한국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관측통을 인용해 "현재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을 졸로 만들고 싶어하는데, 이는 중·한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자주적 노선을 견지하고 자국의 근본적 이익에서 출발한다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또 "일부 오해와 마찰이 존재하지만, 중·한 양국이 수교 30년을 맞은 올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것으로 믿는다"고도 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8일 한반도 문제 전문가를 인용해 "정 내정자는 한·중 학술계의 '저명인사'로, 중국의 많은 전문가·학자들과 교류·접촉해 중국 국정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학술 연구와 외교는 뚜렷한 차이가 있는 데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중·한 관계가 여러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만큼, 정 내정자가 전문성을 발휘해 취임 후 양국 관계를 한층 더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재호 주중대사 내정자는 미·중 관계를 연구해온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다. 서울대 국어교육학과 졸업 후, 미국 브라운대와 미시간대에서 각각 중국사와 중국 정치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를 지냈고, 홍콩중문대와 싱가포르국립대, 중국 인민대 등에서도 방문교수·연구원을 역임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산하 미중관계연구센터 소장도 지냈다.
윤 대통령과는 충암고등학교 동기로, 대선 때부터 윤 대통령에 정책 자문을 해왔다. 올해 4월 한미정책협의대표단에 포함돼 박진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미국을 방문, 윤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 등을 미국 측에 설명하기도 했다.
그가 중국 측 동의 절차(아그레망)를 거쳐 정식 부임하면 1992년 한·중수교 이래 14번째 주중 대사이자, 관료 경험 없는 순수 중국 전공 학자 출신 첫 주중대사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