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내 성폭력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에 대한 민간 특별검사(특검) 수사가 사건 발생 382일 만에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사건 수사를 맡은 안미영(55·사법연수원 25기) 특검은 공군 내 성폭력과 2차 가해,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통한 추가 기소 의지를 내비쳤다.  

7일 특검팀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수사에 돌입했다. 안 특검은 현판식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적법 절차와 증거 주의에 따르면서도 신속하게 객관적인 증거를 찾아내겠다”며 “증거를 토대로 위법행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 수사를 통해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같은 비극이 군대 내에서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도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특검이 자료를 요청하거나 조사·수사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부분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요청 사항을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최장 100일인 수사 기간 동안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공군 내 성폭력과 2차 가해, 사건 은폐 의혹 등을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현판식에 앞서 안 특검과 유병두·이태승·손영은 특검보는 지난 5일부터 사무실에 출근하며 업무를 시작했다.
 
이 중사 유가족들은 1주기(5월 21일)가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2차 가해와 부실수사 책임자가 아직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안 특검이 사건에 대한 공소를 제기하면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법원에서 재판한다. 다만 특검 수사 전에 기소된 사건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안 특검은 "수사 중 추가로 인지된 사건이 있다면 법적으로는 (수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에 '2차 피해 유발'이라고 표현된 2차 가해 부분은 특검 수사 범위"라며  "유족들께서 편하신 시간에 맞춰 면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공군 20비행단 소속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들은 고인이 동료와 선임 등에게 2차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는 그간 사건 관련자 총 25명을 형사입건하고 15명을 기소했다. 그러나 초동수사를 맡았던 20비행단 군사경찰·군검사와 군검찰을 지휘·감독하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등 지휘부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법무법인 동인 소속인 안 변호사를 특검에 임명했다. 특검팀은 출범 70일째인 8월 13일까지 수사할 수 있고 윤 대통령이 재가하면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