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정치직설] 지방선거 운명, 경기도와 계양을에 달렸다
2022-05-29 17:12
6·1 지방선거 대혈전이 막바지에 와 있다. 전국적으로 후보자가 7000명가량 나선 대규모 선거가 사전 투표를 끝내고 본 선거일만 남겨두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3월 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의 연장전 또는 2차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느 진영이 이기느냐에 따라 선거 이후 정치 판도는 확연히 달라진다. 대선 당시 승패 차이가 1%포인트도 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선이 끝나지 않은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신구 세력 갈등은 계속되었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을 두고 대충돌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행정 권력을 쥐고 있고 의회 권력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다. 팽팽한 대결 구도 속에서 지방선거 결과가 결정적으로 정치판 세력 재조정의 분수령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선거는 구도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국정 안정이냐, 정권 견제냐 하는 구도 결정을 보면 국정 안정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KBS·SBS·MBC 방송 3사가 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25일 실시한 조사(26일 공표,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선거 성격을 물어본 결과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52.2%로 나타났고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응답이 39.9%로 나왔다. 출구조사를 담당하는 방송 3사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국정 안정에 힘이 실려 있다.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이지만 지난해 재·보궐 선거부터 계속 어려운 선거 판세를 마주하고 있다. 부동산 민심이 선거 판세에 큰 부담을 주고 있고 이번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라 새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더 힘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불거진 민주당의 성비위 추문, 검찰 수사권 기소권 법안 통과에 대한 여론 후폭풍,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갈등 등 호재는 거의 없고 악재만 주로 쌓여 있는 실정이다. 당의 상황은 정당 지지율과 연결되는데 선거에서 정당 지지율은 후보자의 기초체력이다. 사실상 선거 경쟁력을 기본적으로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정당 지지율인데 방송 3사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4.4%, 민주당은 33.6%로 나왔다. 국민의힘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판세다.
경기지사 선거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 이상으로 중요하다. 인천 계양을이 이재명 개인의 명운이 달린 곳이라면 경기지사 선거는 대선 연장전이므로 민주당의 미래와 명운이 걸린 곳이다. 경기지사 선거 승패로 지방선거 이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이 결정된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선거의 최종 변수는 투표율이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40대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60대 이상 투표율에다 진보와 보수가 나누어지는 50대 투표율이 무엇보다 결정적이다. 대선과 마찬가지로 여성 표심도 핵심 변수다. 운명의 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인천 계양을과 경기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국 정치를 누가 주도할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