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정치직설] 빅데이터로 해부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여론
2022-10-04 16:41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과정에서 발단이 된 ‘비속어 논란’이 진정되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순방 외교 성과를 침해하는 보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MBC를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MBC가 보이스 피싱 같은 지문 조작 방송으로 국민 여론을 오도하고 동맹 관계를 훼손했다’며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이 바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치권은 전쟁터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 27~29일 실시한 조사(30일 공표·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4%로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내려갔다. 지난 8월 첫째 주 같은 조사기관의 대통령 임기 최저치와 동률이다. 특히 만 18세 이상 20대의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9%에 그쳤다.
여론조사 결과가 이런데 빅데이터는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파장을 분석해 보았다. 먼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 국민 청력 테스트가 되고 있는 ‘바이든’과 ‘날리면’에 대한 비교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바이든에 대한 더 많은 언급량과 관심도’로 나타났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그 이후 비속어 논란과 정치권 공방까지 포함해 지난 9월 19일부터 10월 1일까지 언급량을 분석해 본 결과 ‘바이든’은 12만8400건이고 ‘날리면’은 6만3066 건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바이든이 더 많다. 그렇지만 대통령실이 ‘날리면’으로 적극 해명하고 난 9월 24일 이후부터는 바이든과 날리면의 언급량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국민들의 마음인 민심을 읽을 수 있는 빅데이터는 ‘윤석열’을 검색어로 한 9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의 연관어와 감성 연관어 분석 결과다. 빅데이터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비속어 논란보다 민생에 전력투구해야하는 국정 운영’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연관어로 비속어 관련 논란이 나타나지만 ‘수도요금’, ‘가스요금’, ‘자영업자’ 등이 등장한다. 한마디로 민생 경제다. 비속어 논란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여의도 정치판을 바라보며 국민들이 애타게 호소하는 방향은 어김없이 ‘민생’이다. 논란에 둘러싸인 대통령의 긍정 감성 비율은 고작 14%밖에 되지 않는다. 민심은 천심이고 천심은 민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