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로 물 베기' 옛말이라지만...부모에 외면당한 아이는 무슨 죄냐"
2022-05-23 15:39
방효경 법무법인 피앤케이 이혼 전문 변호사
"관계 괴로움 안고 살기보다 빠른 새출발 도모"
"부모 모두 양육권 포기...최소한의 책임감 필요"
"소송 전 '조정' 활발...원하는 바 효율적 교환"
"관계 괴로움 안고 살기보다 빠른 새출발 도모"
"부모 모두 양육권 포기...최소한의 책임감 필요"
"소송 전 '조정' 활발...원하는 바 효율적 교환"
“최근 이혼시장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참지 않아’ 입니다. 더는 부부 관계에서 일방 또는 쌍방이 관계의 괴로움을 짊어지고 살기보단 빠른 새 출발을 도모하려는 현상이 돋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자녀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은 가지셨으면 합니다. 부모 모두가 자녀 양육권을 포기하려 하는 사례를 종종 봅니다. 사건을 지켜보는 변호사로서 매우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방효경 법무법인 피앤케이 변호사는 근래 두드러지는 이혼 법률시장 추세를 이같이 요약했다. 이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던 과거와 달리 한층 개선된 요즘에는 이혼을 향한 두려움이 크게 불식됐다. 이에 이혼은 물론 이혼 법률 상담도 활발해졌다는 설명이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이혼 상담 건수는 늘어나는 이유”라고 방효경 변호사는 분석한다.
특히 젊은층과 노년층에서 이혼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방 변호사는 말한다. 방 변호사는 “과거에는 부부 한쪽이 바람을 피워도, 폭력을 휘둘러도 ‘참고 살자’라는 경향이 강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라며 “요즘 젊은이들은 ‘참고 살 이유가 굳이 없다’고 하고, 어르신들은 ‘지금껏 참고 살았으니 이제라도 즐기고 살겠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부모 양측이 서로 양육권을 포기하기를 원해 자녀가 ‘낙동강 오리알’처럼 홀로 남겨지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이 제가 일을 하면서 가장 분노하는 순간”이라며 “이혼은 두 사람 관계를 정리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자녀 미래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인 만큼 경각심을 갖고 고민을 많이 해보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방 변호사는 지난 2019년 4월 변호사 일을 시작한 청년 변호사다. 그런 만큼 젊은 감각으로 사회문화적 트렌드를 꿰고 법률가로서 전문성을 조화해 자문과 변론에 임하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이런 그가 파악한 또 다른 최근 이혼 시장 특징은 ‘소송 아닌 조정’이다. 이혼 소송 전 조정 과정에서 부부 양측이 협상하는 편이 서로 가져갈 게 많아 조정을 자주 동원하게 됐다는 의미다. 통상 국내 이혼 소송에서 가져갈 수 있는 위자료는 최대 5000여만원. 그러나 조정 과정에서는 법리나 판례 영향을 받지 않아 양측이 원하는 바를 더 효율적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고 방 변호사는 얘기한다. 대표적 사례가 ‘아빠 양육권’이다. 부부가 함께 양육에 참여하는 요즘 현실과는 다르게 법원에선 여전히 엄마를 주요한 양육자로 본다. 아빠가 양육권을 가져가기 어려운 현실이 빚어진 이유다. 이에 방 변호사는 ‘아빠가 양육권을 확보하는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무기로 삼고 있다. 방 변호사는 “엄마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심각한 사정이 없는 한 양육권은 아직도 엄마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법원에서 아빠 양육권을 인정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고 저 역시 소송 끝에 이런 결과를 끌어낸 바 있다”고 덧붙였다.
방 변호사의 철칙은 ‘공감’과 ‘솔직함’이다. 방 변호사는 이혼 전문 변호사 소임이 법률 상담에 한정돼 있지 않다고 본다. 가족사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그를 찾는 만큼, 의뢰인 심리까지 세심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공감 능력이다. 의뢰인이 그를 찾았을 때 법적 절차를 거쳐 사안이 해결될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말하는 대목도 중시하고 있다.
“송사로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한 사건에 대해 해결을 장담하면 수임은 더 잘되겠죠. 하지만 이는 의뢰인에게도, 저 자신에게도 좋지 않아요. 의뢰인과 저 사이 신뢰 관계를 쌓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영양가 있는 입소문도 타고, 그런 것 아니겠어요.” 방 변호사가 밝힌 변호사로서 소신이자 영업 기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