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교육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인천 계양을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연일 각 당 거물급 후보들에게 각을 세우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지역구인 성남 분당갑 김병관 민주당 후보와 인천 계양을 윤형선 후보에 대해서는 발언을 삼가는 모양새다. 김병관 후보와 윤형선 후보가 날 선 비판을 이어가도 이에 대응하지 않는 '무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18일 여론조사에서는 경기도 성남 분당갑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인천 계양을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각각 상대 후보를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지난 16~17일 분당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7명을 조사한 결과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60.8%, 김병관 민주당 후보는 32.1%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두 후보간 격차는 28.7%포인트였다.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같은 기간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40.9%,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0.8%를 기록했다. 두 후보간 격차는 9.9%포인트였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에서 한 어린이에게 종이로 만든 파란색 하트를 선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선 두 후보의 '무대응 전략'을 두고 대선주자급으로서 정치적 체급이 떨어지는 상대와 이전투구를 벌여봐야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판에 맞대응하면 상대 후보의 정치적 체급만 키워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수도권 선거 전체를 책임지는 안철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지역에 국한되기보다 상대 당과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안철수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대장동에 책임이 있다"고 저격했다. 성남이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성남은 조커가 판치는 고담시와도 같다. 조커는 고담시의 권력자 카르텔"이라면서 "기득권 카르텔 조커들 때문에 고담시로 전락해버린 성남시를 되찾자"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김병관 후보가 지역 내 현안인 '대장동 논란'과 관련해 맞장 토론을 제안하자 안 후보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와의 진실한 토론이 선행돼야 하고 대장동 주민들과 함께하는 시민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재명 후보도 마찬가지다. 그는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10년간 새 정치를 우려먹었는데, 지금 맹물만 나올 것 같다"고 말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서는 "'세금둥둥섬'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도 "우리 당 대표가 성상납을 받았으면 당이 해체됐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정작 계양을 보선 경쟁자인 윤형선 후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윤형선 후보가 "범죄 피의자", "방탄"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붓는데도 14일 선거사무소 개소식 이후 윤 후보를 한번도 거명하지 않았다. 공격받으면 되갚는 그의 평소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
한편, 앞서 언급한 리얼미터 분당갑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 계양을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경기도지사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로 각각 나타났다. 조사방법은 세 조사 모두 무선 90%, 유선 10% 자동응답을 활용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