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붕괴 공포에 테더서 9조원 넘게 인출

2022-05-18 08:04

지난 12일 테더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투자자들이 70억 달러(약 8조9000억 원)를 넘게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CN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인게코의 데이터에 따르면 테더의 유통 공급량은 일주일 전 약 830억 달러에서 이날 기준으로 76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소위 스테이블 코인은 항상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인 테라의 가격이 95센트까지 떨어지면서 시장의 신뢰가 추락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1위인 테더는 미국 달러와 1대 1 가치를 고정하는 게 목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금융기관에 달러를 예치한 뒤 그에 상응하는 양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가치를 유지하는 게 원칙이다.
 
현재 800억개의 테더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으며 이는 8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이 지급준비금으로 보유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준비금이 어떻게 관리되는지에 대한 세부 정보가 부족하다. 
 
테더가 최근 공개한 준비금 내역을 보면 현금은 자산 중 약 42억 달러에 그쳤다. 대부분인 345억 달러는 만기가 3개월 미만인 미확인 국채로 구성됐으며, 나머지 242억 달러는 상업 어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더가 분기마다 생성하는 이러한 ‘증명’은 직원이 단 3명인 케이맨 제도 기반 회사인 MHA 케이맨이 보증한다고 CNBC는 짚었다.
 
테더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비밀 소스를 제공하고 싶지 않다”며 지급 준비금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스테이블코인이 규제의 제약을 받지 않고 성장하도록 놔두면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식스 대학의 교수인 캐롤 알렉산더는 “(테더가) 800억 달러 대신 2000억 달러가 있고 그 대부분이 유동적 미국 국채에 있다고 가정해보자”며 “테더의 붕괴는 미국 금융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를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인 테더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