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물가에 두 손 들었다...ECB, 7월 첫 금리 인상 단행 전망

2022-05-12 15:01

유럽의 물가 상승률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오는 7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전문가들 역시 7월 중 ECB가 10년래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라가르드 총재는 슬로베니아에서 진행한 슬로베니아은행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ECB가 3분기 초 자산 매입을 통한 대차대조표 확대를 중단하고, 그 후 '머지 않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이어 '머지 않아'는 "불과 몇 주를 의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ECB가 물가 안정을 위해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가 중요하다"며 이는 기업과 가계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유지하거나 낮추고, 중앙은행을 신뢰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인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ECB 역시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유로존 CPI는 전년 동기 대비 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CB 물가목표치 2%의 거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FT는 ECB 정책위원회 내부에서도 이미 26명의 위원 중 과반수가 오는 7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동의를 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일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요아힘 나겔 총재는 ECB가 오는 7월 금리 인상을 단행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지난 1월 새롭게 위원회에 합류한 프랭크 엘더슨 위원 역시 11일 "언제나처럼 향후 경제지표에 따라 7월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 역시 ECB가 오는 7월 10년래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라인하르트 클루제 UBS 경제학자는 ECB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내년까지 예금금리를 1.25%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FT에 언급했다. 프레데릭 두크로제 픽텟자산운용 경제학자 역시 이날 트위터를 통해 7월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라고 단언했다.

ECB는 지난 2016년 3월 기준금리를 0%로 낮춘 뒤 6년 가까이 이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에 맡기는 돈에 매기는 예금금리도 2014년 6월 주요 경제대국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내린 뒤 2019년 9월 이후 역대 최저인 -0.50%를 유지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