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인 루나·테라 가격 폭락... "'죽음의 소용돌이' 빠졌다"

2022-05-12 10:39
루나, 일주일 새 가격 90% 이상 하락... 시총 10→32위로

가상자산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주요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위험자산인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국산 암호화폐로 유명한 루나와 스테이블코인 테라USD가 폭락했다.
 
12일 오전 10시 6분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엡에서 루나는 전일 대비 약 92% 하락한 1483원에 거래되고 있다. 테라는 1019원으로, 전일 대비 20.53%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라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비즈니스인사이더 또한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을 피하지 못하면서 테라가 폭락했고, 루나도 97% 추락했다”고 밝혔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개발자 출신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라폼랩스의 암호화폐다.
 
루나는 한때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들었으나 일주일 새 가격이 90% 이상 떨어지면서 32위로 밀려났다. 루나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의 가치를 받쳐주는 용도의 암호화폐다.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코인과 달리 가격변동성을 잡기 위해 특정 통화나 상품 등 가치가 인정되는 담보와 가격을 연동하는 코인을 말한다. 테라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된다. 그러나 테라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루나까지 동시에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링크드인 [사진=연합뉴스]

테라폼랩스는 테라 가격 하락 시 투자자로부터 테라를 예치받아 1달러 가치의 루나를 지급해 투자자들이 차익 거래로 최대 20%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테라 가격이 하락하면 유통량을 줄여 가격을 올려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실전에선 이같은 방식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라와 루나 모델은 이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집단적 의지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권 CEO는 이날 트위터에 “지난 72시간이 모두에게 매우 힘들었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권 CEO가 테라와 루나 가격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 CEO는 알라메다 리서치와 셀시우스,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 제인 스트리트, 점프 크립토, 넥소 등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테라를 위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조직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가 테라의 달러 페그 강화를 위해 비트코인과 테라로 15억 달러(약 1조9155억원) 상당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권 CEO는 테라 가치를 높이기 위해 10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는 긴축통화정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암호화폐는 주식과 함께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비트코인도 4000만원선 붕괴와 회복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8000만원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이나 줄어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