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부회장 "PLCC, 데이터 분석 통해 '선별적 혜택' 높이는 게 핵심"
2022-05-10 15:41
1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8월까지 국내 전업 신용카드사가 발급한 PLCC 중 88.5%가 현대카드로 확인됐다. 발급매수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상위 10위권 카드 중 8위를 제외한 모든 카드가 현대카드였다. PLCC는 현대카드가 회원 수 1000만을 넘겨 명실상부한 빅3 카드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여기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꾸준한 혁신과 파격 시도가 토대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많다. 정태영 부회장은 PLCC를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보고 2010년대 초반부터 빠르게 기반을 다져왔다. 현대카드는 정태영 부회장의 지시로 PLCC 역량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미국 ‘싱크로니 파이낸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주요 업체들의 상품을 연구하고 시장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결과, 지난 2015년 국내 최초의 PLCC 인 ‘이마트 e카드’를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 코스트코, 대한항공, GS칼텍스,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네이버, 넥슨 등 각 업계 선두 기업과 협력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정태영 부회장이 이끌어온 PLCC가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자 경쟁사들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PLCC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대부분 유명 연예인의 인지도에 기댄 카드를 PLCC라고 내놓거나, 특정 항공사나 기업의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조금 더 쌓아주는 제휴카드를 PLCC로 포장하는 수준에 그쳤단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 PLCC의 성공 비결로 정태영 부회장이 공들인 ‘데이터 사이언스’를 첫손에 꼽고 있다. 현대카드는 유통·모빌리티·패션·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챔피언 브랜드와 PLCC 파트너십을 맺고 이들 간의 데이터 동맹체제인 ‘도메인 갤럭시’를 구축했다. 여기서 창출해 낸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 블록체인 등 금융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이뤄가는 중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한국 기업인 최초로 IBM이 진행하는 글로벌 행사인 ‘IBM THINK 2019’ 기조연설 무대에 서기도 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PLCC를 만드는 브랜드들은 카드 안내에 적혀 있는 고정 혜택을 더 넣고 말고가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뒷단의 선별적 혜택 수준을 도약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며 “데이터 큐레이션과 데이터를 구동하는 알고리즘의 영역은 현대카드가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정태영 부회장은 전통적 금융 사업 영역에 기술을 접목해 ‘양적인 성장’과 ‘질적 이동’을 동시에 이뤄냈다”며 “향후 이를 기반으로 금융테크 기업의 역량을 효율적으로 키워가는 과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