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충격] S&P500 4000선도 무너졌다…시장, CPI 주목

2022-05-10 14:38
비관주의 시장 덮치며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4000선 아래로 마감

미국 뉴욕 증시가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비관주의가 시장을 덮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년여 만에 4000선이 무너졌다. 투자자들은 조만간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 500지수가 132.10포인트(3.20%) 떨어진 3991.24를 기록하며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4000선 아래로 마감했다. 지난주 132.10포인트(3.2%) 하락한 데 그치지 않고 이날도 추가 손실을 더했다.
 
매도세는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S&P 500 전 부문을 강타했다. 올해 들어 유가 급등에 힘입어 치솟은 에너지 부문마저 8.3% 폭락하며 2020년 6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중국 경기 둔화 등에 대한 우려로 6% 넘게 급락했다.
 
지난 5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의 7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일축 발언에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낙관론은 단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됐다. 5일부터 시작된 하락세는 6일까지 이어졌고, 주말을 보낸 후 9일에도 계속됐다.
 
노르디아 에셋매니지먼트 전략가인 세바스티앙 갈리는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얼마나 금리를 높일 것인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우리는 글로벌 경기 침체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모습 [사진=AP·연합뉴스 ]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며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주식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WSJ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28%로 추정했다. 이는 1월 18%에서 큰 폭으로 높아진 수준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봉쇄 정책 등까지 겹치며 비관론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기에 맞춰 저금리·저성장 환경에서 매력적이던 기술주와 성장주 대신 캠벨 수프, 제너럴 밀즈, JN스머커 등 안전한 주식으로 돈을 옮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 투자자들은 미국 노동부가 11일 발표하는 CPI를 주목하고 있다. CPI를 통해 물가 수준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월 CPI 전망치는 8.1%,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6%다. 이는 3월 8.5%, 6.5%에 비해 낮다.
 
그러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시장에 우려가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4월 기준으로 지금부터 3년 후 인플레이션이 3.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달 조사(3.7%) 때보다 높다.
 
WSJ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대중이 인플레이션이 미래에 어디로 갈 것으로 예상하는지가 현재 상황에 강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물가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고정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채널과 인터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으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확실하고 의도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면서도 75bp 기준금리 인상에는 회의적인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