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초구 원지동에 대학병원급 종합병원 신설...26년부터 진료

2022-05-06 11:07
시립병원 3곳도 추가 건립...기존 시립병원 공공의료 서비스도 강화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2026년까지 총 6120억원을 투자하는 규모의 취약계층 대상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6일 밝혔다. [사진=서울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대학병원급 수준의  서울시립병원이 들어선다. 어르신, 노숙인, 어린이,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의료 서비스를 위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서울 원지동에 6120억원을 들여 600병상 규모의 시립 병원을 신설한다며 오는 26년부터 본격 진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특히 이 병원은 서울시보래매병원과 같이 대학병원에 위탁시킬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오 시장은 설명했다. 

보라매 병원의 경우 병원과 모든 의료시설을 서울시가 제공했지만 의료진과 각종 행정인력을 서울대 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또다시 발생할 지도 모른 각종 감염병 등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 역할을 이 병원이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의 서울의료원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또 '서울형 공공병원'과 재활난민을 위한 공공재활병원 등 시립병원 3곳을 추가로 건립하기로 했다.  기존 시립병원의 공공의료서비스도 강화시키로 했다. 
 
이번 계획은 코로나19로 불거진 공공의료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취약계층 의료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전체 병상 중 공공병상은 10.3%에 불과하다. 인구 1000명당 공공병상 비율은 0.86%로 전국 평균(1.24%)보다도 낮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국면마다 중환자 병상 부족과 의료인력 부족 같은 한계에 직면했고, 취약계층은 의료 공백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을 통해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소외계층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 △민간-공공 의료협력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서울 원지동에 지어질 병원은 4000억원을 투입해 26년까지 감염병 전문센터(100병상)를 갖추는 등 600병상 규모이다. 이 병원은 연면적 9만1879㎡에 건립한다.

오 시장은 "이곳은 평상시에는 동남권 주민을 위한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감염병 등 재난 상황에서는 위기대응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며 "병상 부족에 대비해 지하주차장 등 유휴공간에 100병상 이상의 임시병상을 설치할 수 있도록 전기, 급수 등의 보급시설을 설계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시는 서울형 공공병원 내에 민간 의료자원과 인력을 공유하는 '서울 재난의료대응센터(EOC)'를 설립·운영한다. 이를 통해 재난 대응에 동원된 민간의 인력과 자원에 대해 합당한 손실보상 기준을 마련해 지원한다.
 
'재활 난민'을 위해 950억원을 투입해 장애환자 재활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시 최초의 '공공재활병원'도 건립한다. 공공재활병원은 200병상 규모로, 전문적인 통합재활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2024년까지 서남권에는 ‘제2장애인치과병원’을 조성한다. 현재 성동구에서 장애인치과병원을 운영 중인 서울시는 90억원을 투입해 진료의자 12개, 전신마취실, 회복실 등을 갖춘 두 번째 장애인치과병원을 1200㎡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기존 시립병원의 의료서비스는 강화한다. 400억원을 투입해 2024년 보라매병원에 고도 음압시설과 감염병 관련 특수 의료장비를 갖춘 ‘안심호흡기전문센터’를 조성한다. 72개 음압 병상을 보유한 센터는 노인성 호흡기질환자 진료와 감염병 연구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서남병원은 425억원을 들여 병상과 시스템을 개선하고, 중앙진료부 수술실·심혈관센터·신경외과 등을 확대한다.
 
정신건강 전문인 은평병원은 정신질환자를 위한 외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한다. 시는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치매예방센터, 자살예방센터 등 산재한 정신건강기관을 은평병원으로 이전·통합해 '서울형 통합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서북병원은 결핵·노인 전문에서 결핵 및 치매환자 특화병원으로 거듭난다. 북부병원은 서울형 노인 전문 재활요양병원으로 특화해 호스피스와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강화한다. 동부병원은 노숙인, 취약계층 투석환자 등 취약계층 맞춤형 의료 서비스 기능을 확대한다.
 
시는 이밖에 민간병원이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울시가 그에 부합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서울형 병원 인센티브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오 시장은 “대다수의 공공병원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고 계신 사회적 취약계층이 고립감과 함께 어려움 겪었다”며 “취약계층의 의료 안전망을 두텁게 하기 위해 시립병원을 12곳에서 15곳으로 늘리고, 병상도 928개를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과 취약계층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취약계층을 모두 보듬는 튼튼한 공공의료 인프라를 구축해 ‘건강특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 시장은 부유층이 많은 서초구에 공공의료기관을 설치할 필요성이 적다는 우려에 “강남과 서초에 부자만 사는 게 아니다. 임대아파트도 많다. 또 공공 의료 인프라가 동서남북 다 있는데 동남권에만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