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號 출범 1년] 몸집 키우는 LX그룹…살아나는 M&A 본능

2022-05-01 20:01
국내 2위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 인수
LX인터 필두 신성장동력 발굴 '승부수
계열사 자산증식 통해 기초체력 다지기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LG그룹과 계열분리한 이후 1년 만에 거침없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몸집을 키우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이 매그나칩반도체를 품는다면 올해에만 2조원 넘는 금액을 지분 인수를 비롯한 사업 확대에 투자하게 된다.

구 회장이 단행한 투자를 면면이 살펴보면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연결’이라는 LX그룹 경영철학에 맞춰 착실하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에서는 과거 LG그룹에서 ‘승부사’ 기질을 과시했던 구 회장이 이번에도 M&A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LX인터내셔널을 앞세워 친환경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게 눈에 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친환경물류센터 개발·운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회사 에코앤로지스부산을 설립하기로 했다. 자회사를 통해 부산에 축구장 30개 규모의 친환경 복합 물류센터 건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총사업비는 3500억원 규모다.

3월에는 LX인터내셔널이 5925억원을 투입해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인수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한글라스를 대표 브랜드로 하는 한국유리공업은 국내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이다.

한국유리공업 인수도 친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LX인터내셔널이 친환경·최첨단 산업 등 다양한 소재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에는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를 950억원에 사들이며 친환경 바이오매스발전사업에도 출사표를 냈다. 포승그린파워가 운영하는 포승바이오매스발전소는 연간 25만t의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사용하며 지난해 전력, 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판매 등으로 매출 600억원을 기록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에 나설 때 그룹 내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LX인터내셔널이 눈에 띄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에너지·자원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큰 사업구조를 보유한 LX인터내셔널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움직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그룹과 기업의 상황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LX그룹 투자 규모는 지금까지 공개된 금액만 1조375억원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놓고 검토에 돌입했다. 반도체 업계는 거래가 이뤄진다면 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이 그룹 출범 1주년을 앞두고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은 내부를 다지는 작업이 마무리됐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LX그룹은 출범 이후 계열사 자산을 늘리며 기초체력 다지기에 나섰다. 1분기 말 기준 LX인터내셔널 자산 규모는 7조5602억원으로 1년 사이에 25%가량 확대됐다. 같은 기간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6531억원에서 9478억원으로 45% 늘었다.

LX하우시스 역시 지난해 1분기 2조4783억원이던 자산 규모가 올해 1분기에는 2조5903억원으로 약 5% 증가했고 LX세미콘도 같은 기간 자산 규모가 8337억원에서 1조3420억원으로 무려 61% 성장했다.

LX세미콘은 반도체 수급난 등 우호적인 경영 환경에 힘입어 이 기간 현금자산이 3044억원에서 635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LX그룹 출범 이후 1년간 계열사 몸집을 키우고 ‘1등 DNA’를 심는 데 집중한 구 회장은 출범 2년 차를 맞아 신성장동력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사진=LX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