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세청, 대창기업·레드스퀘어 동시 특별세무조사…왜?
2022-05-02 14:33
서울국세청 조사4국, 자금 이동 등 세금탈루 여부 집중 조사
2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3월 하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대창기업과 시행사인 레드스퀘어에 투입,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 등을 예치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 아닌 비정기 또는 기획 세무조사만을 전담하는 곳으로, 주로 기업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에 관한 혐의 또는 첩보가 있는 경우 착수한다.
국세청이 대창기업 등에 대해 비정기 세무조사를 착수한 정확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창기업과 시행사 중 하나인 레드스퀘어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 회사간 거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8년 10월 대창기업을 불법 하도급, 이중 갑질 등 혐의로 검찰 고발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과세당국 또한 이번 조사에서 과거 불공정 거래와 그 과정에서 세금 탈루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레드스퀘어, 대구 줌파크 공사 위한 SPC 성격…대창기업이 자금 대여·보증 등 조력
대창기업은 이 공사의 시공사를 맡았다. 이 공사의 명목상 시행사는 대한토지신탁이지만 레드스퀘어가 위탁자로 실질적 시행사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아한 점은 시행사인 레드스퀘어가 지난 2017년 7월 설립된 자본금 3억원의 신생 법인이라는 점이다. 레드스퀘어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창기업의 도로 건너편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레드스퀘어는 설립 이듬해인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 아파트 공사를 통해 1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의 업력과 규모에 비해 단기간 막대한 실적을 올린 것이다.
레드스퀘어는 2018년 250억원, 2019년 642억원, 2020년 448억원 등 연간 수백원대의 매출을 올리다 아파트 완공 후인 2021년에는 급격히 줄어 46억원의 매출을 얻는 데 그쳤다. 레드스퀘어가 대구 국가산업단지 줌파크 공사를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판단되는 이유다.
신생 법인인 레드스퀘어가 대규모 아파트 공사에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던 배경엔 대창기업의 조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레드스퀘어가 사업 자금을 차입하는 과정에서 대창기업이 레드스퀘어에 자금을 직접 빌려주거나 지급보증을 서준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레드스퀘어는 지난해 말 현재 대창기업으로부터 112억원의 자금을 차입한 상태다. 공사가 진행 중이던 2019년 말 기준 대창기업은 레드스퀘어에 약 145억원의 자금을 빌려줬을 뿐 아니라 126억5000만원의 지급보증 계약을 맺기도 했다.
대창기업은 레드스퀘어뿐 아니라 레드원, 더모스트, 유앤아이하우징 등에도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빌려 주거나 지급보증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현재 대창기업에 빌린 차입금은 레드원 16억2580원, 더모스트 12억3182만원, 유앤아이하우징 136억7260만원 등이다. 대창기업은 레드원에 94억8000만원의 지급보증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각각 법인이 분리돼 있고 주소지 역시 다르지만 모두 레드스퀘어와 최대주주(와이로하스홀딩스·이기창) 구성이 동일해 사실상 같은 계열 회사로 분석된다. 업종이 부동산 개발·시행사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동일인이 같은 업종의 법인을 쪼개서 설립한 형태다. 이들 법인 간 자금 차입·대여 거래도 다수 있었다.
이들 회사는 경남 진주, 창원 일대에서 오피스텔 신축 사업 등을 진행하며 레드스퀘어와 마찬가지로 대창기업이 시공사로서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향후 수익이 나면 상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창기업 측은 레드스퀘어는 시행사일 뿐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창기업 관계자는 “레드스퀘어는 시행사일 뿐 전혀 관련이 없는 회사”라며 “설립 시 관여하지 않았고 레드스퀘어와 지분 관계 역시 없다. 공사를 하기 위해 토지 매입비를 상환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빌려줬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본지는 취재를 위해 레드스퀘어 대표번호로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결번 상태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