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자산 보호 위해 긴급회의 나서...러시아 제재 보고 놀랐나
2022-05-01 15:35
중국 규제당국이 중국의 해외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내외 은행들과 긴급회의를 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해외 자산에 제재를 가한 가운데 이와 유사한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인민은행과 재무부 당국자들을 비롯해 HSBC 등 수십 개 금융기관의 고위 임원들이 지난 4월 22일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중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정부 당국자들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어떠한 경우에 서방 국가들이 해외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FT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취한 조치와 유사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 규모는 3조2000억 달러(약 4041조6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국채 보유량 규모만으로도 1조 달러가 넘으며, 중국다자보험그룹 등은 월도프아스토리아뉴욕 등 고급 뉴욕 사무실 채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앤드루 콜리어 오리엔트캐피털리서치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 정부가 대러시아 제재와 유사한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며 "중국 정부에는 대안이 거의 없으며, 서방의 금융 제재로 인한 피해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에서 관계자들이 뚜렷한 돌파구를 내놓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회의에서 좋은 해결책을 내놓은 사람은 없었다"며 "중국의 은행 시스템은 미국의 달러 자산 동결이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배제 조치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국 인민은행이 중국 수출업체들에 모든 외환 수입을 위안화로 환전하도록 강제하는 안이나, 중국 국민이 매년 구매할 수 있는 달러 상한선 5만 달러를 크게 낮추는 안이 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며 막대한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단절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와 달리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는 서방 국가들에도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안에 정통한 세 명의 소식통들은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과 로라 로젠버거 중국 담당 국장이 지난 3월 초 영국 대표들과 대만 문제에 대해 회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미국이 대만을 놓고 중국과 전쟁을 벌일 경우 영국의 역할과 아시아 내 억지력 강화 방안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영국 당국자는 이번 회의가 현재까지 대만에 관해 이뤄진 논의 중 가장 중요한 논의였다며,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 기간 동안 시작된 대만과 관련한 심층적인 정책 대화의 일부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