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중국 공식·민간 제조업 지표 모두 26개월 만에 최저

2022-04-30 12:09
4월 공식 제조업 PMI 47.4...두 달째 위축 국면
차이신 제조업 PMI 46…2020년 2월 이후 최저치
제로코로나 견지...생산 재개·교통 물류 회복 '박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제조업 경기가 크게 위축됐다. 4월 공식·민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모두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 여파가 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중국 공식·민간 제조업 PMI 26개월 만에 최저치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49.1)는 물론 전월치인 49.5를 밑돈 것으로, 코로나19 충격으로 통계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0년 2월 35.7을 기록한 이후 26개월 만의 최저치다.  

PMI는 신규 주문, 출하량, 생산, 재고, 고용 등에 관한 설문을 통해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중국 월간 제조업 PM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넉 달 연속 기준선을 넘었다가 두 달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생산지수와 신규 수주지수, 원자재재고지수, 종업원지수, 물류 배송지수 모두 기준선인 50 이하를 기록했다. 4월 생산지수 44.4, 신규 수주지수 42.6, 원자재 재고 지수 46.5, 종업원 지수 47.2, 물류 배송 지수 37.2를 각각 나타냈다. 이는 제조업 생산활동 둔화, 시장 수요 감소 등 중국 제조업이 전 방위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자오칭허(趙慶河) 국가통계국 고급통계사는 "전염병 확산세가 제조업 기업들의 정상적인 생산 경영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에 더해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일부 기업의 수출 주문이 줄어들거나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발표된 차이신 제조업 PMI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며 뚜렷한 경기 둔화를 보여줬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4월 민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전달(48.1)보다도 더 떨어진 수치다. 

하위 항목 데이터를 보면 제조업 공급과 수요가 모두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차이신 제조업 생산지수와 신규 주문지수는 지난 2020년 3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4월 신규 수출 주문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9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차이신은 이와 관련 "산업 수급이 모두 약해졌으며 대외 무역활동이 더욱 위축됐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두 지표는 설문 대상이 다르다. 차이신 PMI는 주로 민간·중소 제조 기업이나 수출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공식 제조업PMI는 대형 국영기업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국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 정책으로 대형 국영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제조업의 경기가 모두 위축에 빠진 것이다. 

특히 공식 비제조업(서비스업) 경기 둔화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4월 비제조업(서비스업) PMI는 41.9로 전월(48.4) 대비 대폭 하락했다. 비제조업 PMI는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 50 이상을 기록했지만 3월부터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업종별로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정보기술 서비스 등 기업활동지수는 확장 국면을 이어갔으나 소매, 도로 운송, 항공 운송, 숙박업 등은 위축 국면에 빠졌다. 

중국 공식 제조업 PMI 추이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공식 비제조업 PMI 추이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제로코로나는 견지하되 생산 재개·교통 물류 회복 '박차'
제조업·비제조업 경기 위축은 코로나19 확산 충격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제로코로나를 위해 중국 당국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상당 부분 차지하는 도시를 봉쇄하면서 공장의 생산이 멈추고 물류도 병목현상을 빚고 있다.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 일부 구역까지 봉쇄가 진행되면서 경제 타격 우려가 더 커졌음에도 중국 지도부는 '다이내믹 제로코로나'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는 효율적 방역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업 생산 재개와 교통 물류망 회복을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봉쇄 한 달이 넘은 상하이에선 봉쇄식 관리 방식으로 조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기업 1188개가 포함된 2차 화이트리스트 명단을 발표했다. 이는 앞서 16일 발표된 1차 명단(666개 기업)보다 많은 기업의 출근과 생산 재개를 허용한 것이다. 1차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기업 가동 재개율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차 화이트리스트 조업 재개 기업 발표는 29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견지하되 각지 사정에 맞게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방역을 시행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회의는 "코로나는 막고, 경제는 안정화하고, 안전한 발전을 이루는 것은 당 중앙의 명확한 요구"라며 "바이러스의 변이와 전파의 새로운 특징에 근거해 효율적으로 방역과 경제·사회 발전을 총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민지상, 생명지상’을 확고히 견지하며, 바이러스의 외부 유입과 내부 재확산을 막고 다이내믹 제로코로나를 견지하며, 인민의 생명·안전과 신체 건강을 최대한 보호하고, 코로나19가 경제·사회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