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횡령' 오스템임플란트, 4달 만에 거래 재개

2022-04-27 13:53
재무 큰 영향 없다 판단… 1분기 영업이익 512억원 역대급 실적

[사진=연합뉴스]


횡령 사건으로 거래 정지됐던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가 재개된다. 

한국거래소는 27일 오스템임플란트 상폐 여부에 대한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거래는 28일부터 재개된다.

거래 재개 후속 조치로 오스템임플란트는 경영투명성 개선을 위한 개선계획을 공시하고 추가로 올해 말까지 분기별 주요 이행 상황도 공시할 예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월 3일부터 주식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자금이 묶인 개인투자자는 약 2만명이다. 이 중 미수거래와 주식담보대출로 집행된 투자금 규모가 1130억원을 넘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소의 결정으로 투자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대규모 횡령 사고가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에는 큰 악영향이 없다는 점이 이번 기심위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횡령 사건을 제외하면 오스템임플란트 투자 여건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매출액은 8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33억원으로 46% 늘었다. 횡령 사고 손실액을 반영하더라도 순이익은 234억원으로 흑자다. 

올해 1분기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34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6%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12억원으로 분기 최고 수치다. 

실적과 함께 내부회계관리제도는 비적정을 받았지만 감사의견은 적정이라는 점이 거래 재개 이유로 분석된다. 횡령 사건 이후 회계감사를 진행한 인덕회계법인은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포렌식 등 정밀 감사를 실시해 '적정' 의견을 내놨다.

거래는 재개되지만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에 따른 투자유의환기종목 지정은 피할 수 없다. 이를 해소하려면 내년에 나오는 2022회계연도 감사에서 적정을 받아야 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내부회계 비적정을 해소하기 위해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고도화 설계와 적용을 진행했다.

공교롭게도 오스템임플란트 거래가 멈춰 있는 동안 경쟁사인 디오와 덴티움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들 회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지수가 요동을 치는 과정에서 급락했다가 최근에야 연초 주가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이 기간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로서는 의도하지 않은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이번 거래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오스템임플란트 경영진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날카롭다. 2000억원 넘는 횡령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경영진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횡령 사건으로 발생한 피해 금액을 손실 처리하는 과정에서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가족회사에 빌려줬던 돈도 함께 손실로 처리해 투자자들에게 눈총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