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전 기재차관 "韓, 위안화·엔화 절화 충격 피하기 어려워"

2022-04-26 08:00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 [사진=기획재정부]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우리와 인접한 두 나라(중국·일본) 통화가 어떤 임계점을 지나 큰 폭으로 절하될 경우의 충격이 우리에게 미칠 여파를 피하긴 어렵다"며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절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전 차관은 25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원화는 엔화나 위안화에 비해 갑자기 절하될 구조적인 불균형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어떻게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고삐를 잡아보고자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자 달러가 초강세"라며 "원자재 수출 수혜국가 등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나라 통화가 달러 대비 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차관은 위안화와 엔화가 특히 많은 압력을 받고 있다고 봤다. 그는 "두 나라 통화가 특히 더 강력한 하방압력 앞에서 불안불안하다"며 "일본은 2016년 이래 소위 수익률곡선통제(YCC)라는 방식으로 중앙은행이 국채금리 인상을 적극 방어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YCC 정책을 포기해 금리가 폭등하면 일본 국가재정과 금융기관 건전성에 닥칠 부담을 생각할 때 일본중앙은행은 국채를 무한 매입하고 엔화 약세를 감내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이는 이미 뚜렷해진 엔화의 절하 속도가 어느 시점을 지나 훨씬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전 차관은 "최근에는 중국 위안화 절하 추세 또한 예사롭지 않다"며 "2015년 여름 위안화의 갑작스러운 평가절하 조치로 국제 금융시장을 흔들어 놓았던 전야와 최근 중국을 둘러싼 국내외 사정이 상당히 비슷하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