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정치직설] 국민들은 '검수완박'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2022-04-19 16:56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칼럼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사진=인사이트케이 제공]


검찰 3차 대전을 앞두고 있다. 바로 ‘검수완박’ 때문이다.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로 전달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게 남은 6대 범죄(부패, 경제, 선거, 공직자, 방위산업, 대형참사)까지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분리해 경찰 또는 미국의 FBI(연방수사국)와 같은 제 3의 조직이 담당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퇴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 감싸기라며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같은 법조인 단체는 검찰 수사권 박탈에 반대하고 나섰고 진보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반대 입장이다. 정의당은 ‘무리하고 성급한 결정’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은 조국 전 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1차 대전, 추미애 전 장관과 윤 총장의 2차 대전 이후 검수완박 3차 대전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검수완박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검찰 수사권 박탈에 대해 ‘국민 여론은 비우호적인 태도’로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를 받아 지난 13일 실시한 조사(14일 공표,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여부’를 물어보았다. 찬성 의견이 38.2%, 반대 응답이 52.1%로 나타났다.

국민 여론은 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반대 여론이 더 높았다. 특히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추진하려는 이유에 대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민주당 관련 일부 정치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즉 검수완박에 대해 국민 여론이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강조한 검찰 개혁 의지마저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

다른 조사 결과를 보면 검찰 수사권 박탈에 대한 ‘국민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실시한 조사해 14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검찰 기소권 및 수사권 분리 방침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46.3%로 반대(38.4%)보다 높게 나왔다.

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이 아닌 ‘검찰 수사권 및 기소권 분리’로 물어보았을 때 찬성 여론이 더 높게 나온다. 즉 ‘검수완박’에 대한 평가를 떠나 더불어민주당이 무엇을 시도하고 있는지조차 잘 전달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적 의미를 담아 과도하게 그리고 조급하게 검찰의 수사권 박탈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2006년 노무현 정부의 사례가 현실적으로 떠오른다. 당시 5~6월 경 전국은 노무현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으로 시끌벅적했다. 한·미 FTA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 팽팽한 결과가 나올 정도로 국민 여론이 엇갈렸다. 이때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국민들에게 한·미 FTA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깜짝 놀랄 만한 결과가 나왔다. 국민 거의 대다수인 90% 가까이는 한·미 FTA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모른다는 답변이었다.

국민 대다수가 법조인이 아닌 상황에서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불안정한 심리를 유발시키게 된다. 검찰의 수사권을 대신할 경찰이 공정하고 능력적인 수사가 가능한지 여부조차 국민들에게 불확실하다. 국정 운영에서 정책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민주당은 검찰 개혁이나 검수완박 법안 통과 시도 전에 국민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이 꼭 선행되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