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18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온스당 2000달러를 넘기며 6주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가속화, 경기 침체 가능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시장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1.50달러(1.2%) 오른 1986.4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6주래 최고치인 온스당 2000.55달러를 찍기도 했다.

금값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2018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2.884%까지 치솟은 가운데 급등했다. 3월 초까지만 해도 10년물 국채 금리는 1.71%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공격적인 긴축 기조로 전환한 가운데 국채 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물가가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연준 이사들은 오는 5월 회의를 시작으로 추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1bp=0.01%p) 이상 올려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이 지나치게 빠르게 인상되면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가 강화하고 있는 것 역시 금값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오랫동안 준비한 돈바스 전투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러시아군 전력 중 상당 부분이 이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켈빈 웡 CMC마켓 분석가는 이날 "인플레이션 상승과 지정학적 위험 증가가 금값을 밀어올렸다"고 블룸버그에서 분석했다. 이어 금값이 주요 저항선인 온스당 1975달러 위로 상승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금값 강세를 지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필립 스트레이블 블루라인퓨처스 상품 전략가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위협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금값 상승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그는 "이날 금의 상승세에는 정치적 위험과 경제적 위험이 모두 반영됐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영향이 갑자기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제적 위험 중에서는 "연준의 공격적인 대응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보다 인플레이션이 금값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