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변협 "변시 합격자 수 감축 안하면 '변호사 연수 제한' 검토"

2022-04-18 16:34
법무부는 왜 변호사 포화상태 수년간 방치했나
"감축 안 하면 200명만 연수" 연수대란 불가피
500명 자격증 있어도 변호사 활동 못할 가능성

[사진=아주경제 DB]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둔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합격자 수를 감축하지 않으면 올해 변시 합격자 연수 인원을 제한하는 '초강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이 계획대로 연수 인원을 제한하면 대규모 '연수 대란'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20일 오후 제11회 변시 합격자를 발표한다. 변협은 법무부가 변시 합격자 규모를 1200명 이상으로 결정하면 연수 인원을 제한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집행부가 검토한 연수 가능인원은 약 200명으로, 이는 예년 대비 30% 수준이다.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시 합격자는 6개월 이상 국회, 법원, 검찰청, 법무부 산하기관, 국가기관, 법률사무소 등 법률사무 종사기관에서 실무수습을 받거나 변협에서 연수를 받아야 한다. 매년 1000명 정도인 변시 합격자들이 법률사무 종사기관에서 실무연수를 받고, 마땅한 기관을 찾지 못한 변시 합격자 약 700명은 변협에서 연수를 받았다.  

변협이 연수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하면 '연수 대란' 사태가 초래되는 이유다. 연수를 받지 못하면 변호사 자격증만 있을 뿐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변호인 접견과 수사기관 조사 참여를 할 수 없다. 변시 합격자 약 500명이 자격증이 있음에도 변호사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변협이 초강수를 둔 이유는 변호사 포화 상태를 법무부가 수년간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에 따른 것이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후 제1회부터 제5회까지 변시 합격자 수는 1500명 안팎이었다. 제6회부터는 1600명을 넘어서더니 제9회부터는 꾸준히 1700명 이상 변시 합격자가 배출됐다.

변협 관계자는 "2009년 1만명 수준이던 변호사 수는 현재 3만명으로 10년 만에 3배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로스쿨 출범 당시 약속했던 유사직역 감축 및 통폐합 논의를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수요와 공급 원칙이 완전히 붕괴된 상황에서 국가가 방치하고 있는 전문직 면허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 중"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변협은 지난해 4월 '변협 실무연수 내실화'를 위해 연수 인원 200명 제한을 시도해 '연수 대란' 논란이 벌어졌다가 지방변호사회의 적극 협조로 사태가 일단락된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연수 인원을 제한하는 것은 대한변협 연수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며 연수 인원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