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돈바스 결전' 앞두고 미국·독일 등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2022-04-14 14:14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의 군사 원조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에 위치한 수도 키이우에서 퇴각하고 동부 돈바스와 남부에 화력을 집중하며 돈바스에서 일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세계 각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후 우크라이나에 추가적으로 8억 달러(약 9794억원) 규모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안보 관련 원조 규모는 32억 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이번 군사 원조를 포함해 총 25억 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뤄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준비를 함에 따라 미국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무기와 탄약 등 안보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지원 패키지에는 기존 시스템에 더불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개시할 것으로 예상하는 광범위한 공격에 맞춘 새로운 시스템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꾸준하게 제공한 무기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저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장담했듯이, 미국인들은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용감한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계속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미국이 이번에 새로 지원키로 한 무기 체계에는 155㎜ 곡사포 18기와 포탄 4만발, 구소련제 Mi-17 수송 헬기 11대, M113 장갑차 200대, 대전차 드론 스위치 블레이드 300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500기, 대포병 레이더 등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무기를 즉각 수송할 것임을 시사하는 한편, 일부 군사 장비의 경우 실전 사용 전에 우크라이나군에 훈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중에는 동유럽에 배치된 미군이 훈련을 담당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숄츠 독일 총리는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해왔고, 공급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며 "제대로 된 무기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기로 함으로써 결정적으로 노선을 바꾸기로 했다"며 "독일은 단독행동을 하지 않고 다른 나라와 다르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독일은 그간 다른 서방 국가들에 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방문을 거절하자,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평소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운송하는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을 퇴짜 놓은 데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방문을 거절한 것은 다소 당혹스럽다"며 "그를 맞이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라트비아, 네덜란드 등 약 30여개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추가적인 무기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끝없는 유혈 사태, 불행, 고통, 파괴가 이어질 것"이라며 "중화기를 가진 우크라이나 외에 러시아를 막을 수 있는 국가는 없다"며 추가적인 무기 지원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