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순유출 전환…"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2022-04-13 12:00
한은, 2022년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발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달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로 전환됐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속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8000억원가량 팔아치우면서 두 달 연속 자금이 빠져나간 데다 채권 자금 유입세 역시 전월 대비 약화된 데 따른 것이다.

13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2022년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이 39억3000만 달러 빠져나가면서 두 달 연속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돈으로 약 4조8342억원을 팔아 치운 셈이다.

이 기간 외국인 채권자금은 공공자금과 민간자금 모두 유입세가 지속되면서 5억4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외국인 채권자금은 지난해 1월부터 15개월 연속 순유입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전월(34억9000만 달러)과 비교해 유입폭은 크게 둔화됐다.

이에 따라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체 증권투자자금 순유입액은 -34억4000만 달러로 순유출로 전환됐다. 한은 측은 "외국인 주식자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순유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종가 기준 1233.1원으로 전월 말(1212.1원)과 비교해 2.5%포인트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기대감과 우크라이나 사태, 유가 급등 등으로 124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지정학적긴장이 일부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돼 상승폭이 축소됐다. 그러나 4월 들어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서방의 러시아 추가제재 조치 등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다시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다.

3월 중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전일대비 변동률은 전월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의 전일대비 변동폭은 6.9원으로 한 달 전(3.1원)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원·달러 스왑레이트(3개월)는 지난 8일 기준 0.02%로 2월 말보다 0.23%포인트 하락했다. 국내은행의 여유 외화자금 운용에도 불구하고 리보(Libor)금리 상승에 따른 내외금리차 급락,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목적 외화자금수요 등으로 하락했다.

통화스왑금리(3년)는 스왑레이트 하락에도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데다 국내기업의 외화채권 발행을 통한 외화자금공급 등으로 큰 폭 상승(2.76%, +119bp)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월 말 2.24%에서 3월 말 2.66%, 지난 11일 기준 3.19%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3월 국내 은행 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외국환중개회사 경유분 기준)는 295억2000만 달러로 전월(259억7000만 달러)에 비해 35억4000만 달러 감소했다. 국가의 신용 위험도를 보여주는 외평채 5년물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0.30%포인트로 전월(0.27%포인트)보다 상승했다.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