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칸 총리 축출…코로나19ㆍ경제난 겹치며 임기 못채워

2022-04-10 15:29

파키스탄의 혼란이 가중 되고 있다. 의회는 10일(현지시간) 새벽 임란 칸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총리 불신임안 투표에서 342명의 하원의원 중 174명이 찬성해 칸 총리는 더는 총리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됐다. 

파키스탄에서 불신임안 가결로 물러난 총리는 칸 총리가 처음이다. 지난달 초부터 야권은 칸 총리가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경제 회복에 실패하고 부패 척결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초부터 불신임 투표를 추진했었다. 칸 총리가 이끄는 여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 소속 의원 수십명까지 불신임 찬성 의사를 표하고, 연정 핵심 파트너인 MQM-P 등도 야권에 가세하면서 칸 총리에 대한 불신임이 통과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칸 총리 연립정부는 2018년 8월부터 집권했으며, 당초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그러나 이번 불신임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됐다.

칸 정부가 들어선 뒤 파키스탄의 경제·외교적으로 힘든 시기를 맞이했다. 경제는 무너졌고 친중 성향의 외교 정책으로 국제적 입지가 축소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친중 성향으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해 부채가 크게 늘었으며, 이 상황에서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파키스탄 경제는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 

파키스탄의 대외 채무가 6월이면 1030억달러(약 127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지 언론에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12.7%를 기록하면서 시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제난 속에 칸 총리에 대한 불신임으로 정치 혼란도 한동안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칸 총리는 미국의 내정간섭 의혹을 제기하며 자신에 대한 불신임에 순순히 승복하지 않고 있어 정치적 혼란이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야권 역시 워낙 여러 정파가 연합을 한 것이라 분열될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하원은 오는 11일 신임 총리 선출을 위해 본회의를 열고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10일(현지시간) 새벽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의사당 주변에서 야당 지지자들이 임란 칸(69)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 투표를 마치고 떠나는 야당의원들의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14시간에 가까운 여야 대치 끝에 성사된 총리 불신임안 투표에서 342명의 하원의원 중 174명이 찬성함에 따라 칸 총리는 더는 총리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됐다. [사진=AP·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