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야기] '갤럭시 버즈', 완전 무선 이어폰의 대중화 이끈 삼성의 작은 초격차

2022-04-10 06:00

꼬임을 걱정해야 하는 케이블형 이어폰, 목에 거는 U자형 본체 없이도 양쪽 귀에 쏙 꽂기만 하면 음악 감상과 통화 등이 자유로운 ‘완전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TWS)’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필수 아이템이다.

애플이 일명 콩나물 이어폰인 ‘에어팟’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다양한 IT 제조사 및 브랜드가 앞다퉈 유사한 제품을 선보여왔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진화와 함께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버즈(Buds)'의 기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버즈 출시가 TWS 대중화를 이끈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2019년 2월 첫 출시한 삼성전자의 완전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매년 더 나아진 음향·더 오래가는 배터리로 진화
갤럭시 버즈는 2019년 2월 20일 세상에 처음 등장했다. 버즈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로 삼성 갤럭시 언팩 2019(Samsung Galaxy Unpacked 2019)에서 갤럭시 S10, 갤럭시 S10+와 함께 공개된 제품이다. 애플 에어팟이 귀 밖으로 튀어나오는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했다면, 버즈는 귓속에 들어가는 '커널형 디자인'으로 이어폰을 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디자인으로 갤럭시 마니아들의 시선을 끌었다. 

첫 번째 버즈는 출시 초기 음악감상에 비해 통화 품질이 좋지 못하다는 불만이 적잖았다. 하지만 이후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음질 논란에서 해방됐다. 회사 측은 언팩 당시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음향 기술로 원음에 가까운 풍성한 사운드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어버즈 안팎에 2개의 마이크를 주변 소음에 따라 조절해 사용하는 '어댑티브 듀얼 마이크로폰(Adaptive Dual Microphone)' 기술로 선명한 목소리를 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삼성 갤럭시 S10 시리즈와 호환돼 무선 충전이 가능한 '갤럭시 버즈'. [사진=삼성전자 ]

무엇보다 갤럭시 버즈는 무선 충전과 갤럭시 S10의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을 지원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충전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여겨졌다. 스마트폰의 빅스비를 사용해 스마트폰을 손으로 조작하지 않아도 전화를 걸거나 음악재생을 제어하고, 갤럭시 버즈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편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갤럭시 웨어러블 앱에서 한 번 페어링을 해주면 스마트폰 근처에서 뚜껑을 열기만 해도 팝업창이 뜬 후 자동 페어링되는 방식도 '코드프리'의 특징을 살린 장점으로 여겨졌다.

이듬해 2월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에서 갤럭시 버즈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갤럭시 버즈 플러스(+)'를 출시했다. 버즈 플러스는 배터리 시간을 늘리고, 사운드를 보강해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목표로 나온 야심작이었다.

이를 위해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iOS도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기종과 상관없이 버즈 플러스의 놀라운 사운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AKG의 음향 기술력을 한층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트위터와 우퍼를 나눈 다이내믹 투웨이(2-Way) 스피커로 풍부한 사운드를 지원하고, 3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깨끗한 통화 품질에 역점을 뒀다.
 

2020년 2월 출시한 '갤럭시 버즈 플러스'. [사진=삼성전자]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1시간 음악 재생이 가능하고, 케이스를 통해 추가 충전 시 최대 22시간 음악 재생이 가능해 사실상 하루 종일 사용해도 부담이 없도록 했다. 이처럼 평균 사용시간이 매우 길어졌기 때문에 후속작인 '버즈 라이브'나 '버즈 프로'가 출시된 2021년에도 적당한 성능에 가성비가 좋아서 꾸준히 찾는 모델로 인기를 얻었다.
 
강낭콩 닮은 첫 오픈형 '갤럭시 버즈 라이브', 노이즈 캔슬링의 시작
초기작인 버즈와 버즈 플러스는 지금은 대세가 된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20년 8월 갤럭시 언팩에서 새로 선보인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통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버즈 라이브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참신한 디자인이었다. 이어버드 내부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착용했을 때 외부로 돌출되지 않고 귀에 쏙 들어가는 디자인을 채택해 일명 '강낭콩 버즈'로 유명세를 탔다.

버즈 시리즈 중 최초로 커널형 대신 오픈형을 채택한 무선 이어폰이다. 장시간 음악을 듣거나 외부에서 영상을 시청하거나 또 통화를 하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오래 착용해도 부담 없도록 오픈형의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적용했다. 크기가 다른 2개의 윙팁이 제공돼 이동이나 운동 중에도 더욱 안정적인 착용감을 느낄 수 있어 운동 마니아의 사랑을 받았다. 

버즈 라이브는 그 이름처럼 생생한 음향 구현을 위해 AKG의 차별화한 음향 기술과 삼성의 혁신 하드웨어 기술을 접목해 더욱 강화한 프리미엄 사운드를 구현했다. 전작 대비 더 큰 12mm의 스피커와 베이스 덕트(bass duct)도 탑재했다.
 

2020년 8월 출시한 '갤럭시 버즈 라이브'. [사진=삼성전자]

특히 오픈형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ation)을 적용, 먹먹함 없이도 차와 버스 등 저대역 배경 소음을 최대 97%까지 감소 효과를 얻었다. 생활 속 대화나 안내방송 등은 들려줘 보다 안전하게 소음 감소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어버즈 외부 2개, 내부 1개 등 총 3개의 내장 마이크와 가속도센서를 활용해 외부 소음을 필터링하고 사용자의 음성에 초점을 맞춰 생생한 통화 품질을 제공했다.

재생 시간도 최대 21시간이며 5분 충전만으로 1시간 재생할 수 있어 장시간 외부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이어버즈와 케이스가 모두 완충되면 최대 6시간, 충전 케이스까지 합치면 최대 21시간 재생할 수 있다.
 
갤럭시 '버즈 프로', 애플 '에어팟 프로' 넘어서는 노이즈 캔슬링
2021년 1월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갤럭시 S21 시리즈와 함께 출시한 갤럭시 '버즈 프로'는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에어팟 프로와 비교해도 성능이 오히려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마디로 불필요한 소음은 줄이고 사용자가 듣고자 하는 것을 더 잘 들을 수 있게 해준 것. 사용자가 어떤 작업에 집중하거나 혹은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자 할 때 ANC 기능을 켜면 최대 99%까지 외부 소음을 줄여준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글로벌 인증기관 UL로부터 검증을 받았다.

반대로 갤럭시 버즈 프로의 주변 소리 듣기(Ambient Sound) 기능은 주변 소리를 4단계로 최대 20㏈(데시벨)까지 증폭해 준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이어폰을 귀에서 빼지 않고 대화를 하거나 안내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사용자의 발화를 인식해 ANC 기능과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자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예컨대 사용자가 말을 하면, 이를 인식해 주변 소리 듣기 기능으로 자동 전환하고 재생 중이던 음악 음량을 줄여준다.
 

2021년 1월 출시한 '갤럭시 버즈 프로'. [사진=삼성전자]

음질은 ANC 기능이 탑재된 무선 이어폰 중에서 당시 최고 수준이라는 평까지 얻을 정도였다. 11㎜의 저음용 스피커와 6.5㎜의 트위터가 더 깊은 저음(Bass)과 풍부한 음역(Treble)을 구현해 포괄적인 음향 경험을 제공했기 때문. 힙합부터 클래식까지 장르와 상관없이 아티스트가 의도한 그대로의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특히 통화 품질이 한층 강화됐다. 3개의 마이크와 VPU(보이스 픽업 유닛)를 통해 사용자의 음성과 불필요한 소리를 분리해 최대한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외부 마이크 중 하나는 신호 대 잡음 비(SNR, signal-to-noise ratio)가 높아 배경 소음을 효율적으로 제거해준다. 

윈드실드(Wind Shield) 기술도 갤럭시 버즈 시리즈 중 처음으로 적용해 바람이 심하게 부는 외부에서도 전에 없던 깨끗한 통화 품질을 제공한다. 다만 갤럭시 외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에서는 전용 앱 제작 계획이 없어서 EQ 설정이나 ANC 설정 변경, 대화 감지 기능 등을 세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갤럭시 버즈2', 가성비 돋보이는 최신작
2021년 8월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갤럭시 Z 폴드3·갤럭시 Z 플립3와 함께 선보인 '갤럭시 버즈2'는 버즈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다섯 번째 모델이다. 공식 출시가는 14만9000원인데, 인터넷 최저가로는 9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갤럭시 버즈 시리즈 중 최고 가성비 모델로 꼽힌다.

다만 버즈2를 스마트폰과 페어링해 쓰려면 안드로이드 환경만 가능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운용 앱인 ‘삼성 갤럭시 웨어러블’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공되지 않기 때문. 즉 아이폰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갤럭시 버즈2를 사용할 수 없다. 블루투스 연결은 가능하지만, 이어폰 자체의 터치 버튼을 사용할 수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2021년 8월 출시한 '갤럭시 버즈2'. [사진=삼성전자]

가성비 모델임에도 2-way 다이내믹 스피커와 주변 소음을 제거해주는 ANC(액티브 노이즈 캔슬링)를 통해 풍부하고 몰입감 있는 사운드 경험을 제공한다. 음악을 듣는 동안 외부 소리를 놓치지 않도록 주변 소리 듣기(Ambient sound) 기능도 지원한다. 다양한 소음 환경을 학습한 새로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의 솔루션을 탑재해, 통화를 할 때는 배경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상대방에게 선명한 목소리를 전달해준다.

갤럭시 버즈 시리즈 중 가장 작고 가벼워, 오랜 시간 사용해도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특히 사용자가 최적의 착용감과 ANC 성능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롭게 갤럭시 웨어러블 앱에 ‘이어버드 착용 테스트’ 기능도 추가했다. 그라파이트(graphite), 화이트(white), 올리브(olive), 라벤더(lavender)의 4가지 색상으로 출시돼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을 공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