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반대로 가는 중국...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2022-04-07 17:08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 적시에 활용"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CCTV 갈무리]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씩 인상하는 등 공격적인 긴축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은 조만간 경기 부양을 위한 '나 홀로 돈 풀기'를 또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온건한 통화 정책 강화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다. 3월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더 커진 만큼 지급준비율(지준율)과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모두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7일 중국 증권 매체 증상중국 등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6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해 "현재 일부 시장 주체가 심각한 충격을 받고 있다"며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적시에 활용하고 정책의 총량과 구조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발휘해 온건한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리 총리는 "실물 경제, 특히 중소·영세 기업의 지원 강도를 강화하기 위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식업, 소매업, 관광업 등 업종에 대해서 2분기에 연금보험료를 유예한다"고도 밝혔다. 또 실업보험 적용 범위도 확대해 실업자와 실직 농민공 등에게 보조금을 계속 지급하고, 과학기술 혁신과 양로를 특별 재대출 항목에 포함해 관련 기업들에 제공되는 대출의 원금을 각각 60%, 100%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추가 통화 정책 시행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이달 지준율이나 LPR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국무원 회의의 추가 통화정책 시사 발언 이후 인민은행이 일주일 이내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는 과거 사례를 미뤄보면 이달 중순에 단행할 것이라는 주장이 일단 힘을 얻고 있다. 

밍밍 중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선진국의 긴축 통화정책 속에서 중국 정책 금리 인하 공간은 제한적이지만 온건한 통화 정책 운영을 유지하는 건 막지 못한다"며 "국무원 회의에서 온건한 통화정책이 강조된 만큼, 4월에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애초 중국에선 춘제(설) 이후 통화정책이 추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3월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종전과 같은 2.85%로 유지했으며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1년 만기 3.7%, 5년 만기 4.6%로 각각 전달과 같은 수준을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에 들어갔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기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월 들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경기 하방 압력은 가중된 상황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2020년 코로나19 발발 초기 '우한 사태' 때보다 현재 사태가 심각하자 경제가 기존 전망보다 더욱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최근 발표된 3월 경제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제 중국 3월 공식 제조업 PMI와 차이신 민간 제조업 PMI는 물론, 공식·민간 비제조업(서비스업) PMI 모두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