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물다섯 스물하나' 김태리의 본능
2022-04-07 00:00
"내 연기에 만족하느냐고?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한때는 그게 저의 장점이고 원동력이라 여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나를 너무 공격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적당히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적당히, 놓아주자' 생각하고 있다."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수많은 드라마 폐인을 양산한 작품이다. 1998년 IMF 그 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로 4월 6일 종영해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1.5%, 최고 13.7%를 기록하며 전 채널 시청률 1위로 마무리했다.
시청자들은 극 중 인물들과 함께 성장하고 그들과 함께 추억을 나누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와 극 중 인물들에게 '과몰입'할 수 있었던 건 주연 배우들의 공이 컸다. 그중 주인공 '나희도' 역을 맡은 김태리는 시청자들에게 '나희도, 그 자체'라는 평을 얻으며 그의 작품목록에 또 한 번 빛나는 작품명을 새겨넣었다.
김태리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속 '나희도'에 관해 지금과는 다른 연기 방식을 취했다고 밝혔다. 그간 자신을 몰아붙이며 채찍질해왔다면 '나희도'는 본능적으로 그저 유쾌하게 풀어나갔다는 설명이다. 아주경제는 드라마 종영 전 김태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직 드라마와 '나희도'를 채 떠나보내지 못한 듯한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드라마 방영하는 동안 많은 이들에게 응원받았다고
- 이번 작품을 하면서 힘든 내색을 엄청 보였다(웃음). 선배님들께 엄청 찡찡거린 탓에 걱정을 많이 받았다. 하도 우는소리를 하니 선배님들이 직접 모니터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셨던 거다. 지금 번뜩 떠오르는 건 김의성 선배님이다. 좋은 말씀 많이 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나희도'를 두고 어떻게 이해하고 다가섰나?
- 캐릭터 분석은 많이 안 했다. 이전 작품들은 공부도 많이 하고 캐릭터 분석도 꼼꼼히 했는데 '희도'는 달랐다. 그 애를 공부할 게 뭐가 있겠나. 순 펜싱밖에 모르는 바보다(웃음). 본능적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실제 나의 모습을 많이 투영하게 된 거고.
전작과 달리 '본능적으로' 연기한 '희도'는 어땠나? 더 잘 맞던가?
- 짧은 순간 많은 걸 느꼈다. 어쭙잖게 '희도는 이랬겠구나' 넘겨짚고 그를 이해하려고 했는데 후반에는 본능적으로 연기한 게 독이 될 때도 있었다. 초반에 공부 좀 하고 시작할걸. 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이 없으니까(웃음). 초반에 그린 '희도'를 밀고 나가야 했으니 더 깊이 공부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희도'에게 자신의 모습을 많이 투영했다고 했다. 가장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 가장 닮은 건 그가 처한 상황이다. '희도'는 사실 혼자 큰 아이지 않나.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사회생활을 하느라 바쁘셔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밝은 아이로 자라났지 않았나. 저도 그랬다.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자수성가'했다는 자신감을 가진 아이. 저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또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도 비슷하다. 경기 운영을 할 줄 모르는 점도! (웃음) 다른 점을 꼽자면 구김살이 없다는 거다. 저는 저 밑까지 땅굴을 파는 습성이 있다면 '희도'는 활짝 핀 꽃처럼 찬란한 구석이 있다.
팬들은 김태리와 '희도'가 싱크로율이 높은 편이라고 하던데
- 저는 감정 기복이 큰 편이다. 신이 날 때는 주변에서 '진정해 태리야'라는 말을 달고 사는데,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끝도 없이 파고든다. 싱크로율이 100%라고 하면 그렇다고 할 수 있고, 50%라고 하면 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 안에 '희도'가 있다는 거다.
30대에 10대 연기를 맡게 되었다. 감성적으로도 그 나이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했을 텐데.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 나이 차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제한을 걸어두지 않고 피치(Pitch, 감정 활동의 정도)를 끝까지 올렸다. 감독님이 '조금 낮춰달라'고 하면 그보다 조금 낮추는 식이었다. 어떤 제한이나 한계 없이 연기했다.
김지연(그룹 우주소녀 보나)과의 호흡도 인상 깊었다
- 지연이는 정말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코미디언과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굉장히 존경하고 있다. 웃기는 걸 업으로 삼는 이들과, 수많은 팬덤을 아우르는 아이돌!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연이는 아이돌 그룹 경험이 있고 실제로도 정신력이 굉장히 강하다. 추상적인 상태와 오랜 시간 싸워왔고 또 싸울 줄 아는 친구지 않나. 그래서 그런지 생각도 굉장히 깊고 어른스럽다. 저는 항상 순응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지연이를 보며 많은 부분 배우고 있다. 오히려 지연이 스스로가 어떤 선입견을 품고 있더라. 이거저거 물어보고 저도 그에 맞게 조언을 하다가 문득 '조언이 필요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잘 알고 있고 잘 해내고 있더라. 함께해줘서 고맙고 '유림'이가 지연이어서 참 좋았다.
남주혁은 어땠나?
- 최고였다. (남)주혁이는 정말 위트 있는 사람이다. 순간의 감정에 좌우되는 법이 없고 항상 에너지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배우로서 배울 점도 많고 장점도 많은 친구다. 저는 '이진'이 우리 드라마의 '성장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주혁이는 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진'은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였는데 주혁이가 잘 그려낸 것 같다.
데뷔작부터 최신작까지 모두 '성공'을 거뒀다. 과거 인터뷰에서 이에 관해 부담감, 불안을 느낀다고 했었는데 지금도 그런가?
- 그렇지 않다. 지금은 그런 부담도, 불안도 많이 지워졌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경우 초반에는 '잘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후반에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청춘을 그려온 김태리가 이 시대 청춘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 양찬미 코치의 대사 중, '이겼을 때는 마음껏 기뻐하고 지면 실컷 좌절해라'라는 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말이 참 좋다. 있는 힘껏 기뻐하고 또 좌절해보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 그걸 말해주고 싶다. 제가 딱히 그랬던 경험이 없는 것 같아서. 그게 어릴 때, 학생일 때 더 쉽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 대사처럼 뭐든 마음껏 느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최근 유튜브로 브이로그를 시작했다고
- 아직 이름을 짓지 못했다. 인터뷰가 끝나면 회의를 시작하려고 한다(웃음). 정말 설레고 재밌다.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은 아니다. 팬들에게 기쁨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더라.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수많은 드라마 폐인을 양산한 작품이다. 1998년 IMF 그 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로 4월 6일 종영해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1.5%, 최고 13.7%를 기록하며 전 채널 시청률 1위로 마무리했다.
시청자들은 극 중 인물들과 함께 성장하고 그들과 함께 추억을 나누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와 극 중 인물들에게 '과몰입'할 수 있었던 건 주연 배우들의 공이 컸다. 그중 주인공 '나희도' 역을 맡은 김태리는 시청자들에게 '나희도, 그 자체'라는 평을 얻으며 그의 작품목록에 또 한 번 빛나는 작품명을 새겨넣었다.
김태리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속 '나희도'에 관해 지금과는 다른 연기 방식을 취했다고 밝혔다. 그간 자신을 몰아붙이며 채찍질해왔다면 '나희도'는 본능적으로 그저 유쾌하게 풀어나갔다는 설명이다. 아주경제는 드라마 종영 전 김태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직 드라마와 '나희도'를 채 떠나보내지 못한 듯한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 이번 작품을 하면서 힘든 내색을 엄청 보였다(웃음). 선배님들께 엄청 찡찡거린 탓에 걱정을 많이 받았다. 하도 우는소리를 하니 선배님들이 직접 모니터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셨던 거다. 지금 번뜩 떠오르는 건 김의성 선배님이다. 좋은 말씀 많이 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나희도'를 두고 어떻게 이해하고 다가섰나?
- 캐릭터 분석은 많이 안 했다. 이전 작품들은 공부도 많이 하고 캐릭터 분석도 꼼꼼히 했는데 '희도'는 달랐다. 그 애를 공부할 게 뭐가 있겠나. 순 펜싱밖에 모르는 바보다(웃음). 본능적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실제 나의 모습을 많이 투영하게 된 거고.
- 짧은 순간 많은 걸 느꼈다. 어쭙잖게 '희도는 이랬겠구나' 넘겨짚고 그를 이해하려고 했는데 후반에는 본능적으로 연기한 게 독이 될 때도 있었다. 초반에 공부 좀 하고 시작할걸. 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이 없으니까(웃음). 초반에 그린 '희도'를 밀고 나가야 했으니 더 깊이 공부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희도'에게 자신의 모습을 많이 투영했다고 했다. 가장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 가장 닮은 건 그가 처한 상황이다. '희도'는 사실 혼자 큰 아이지 않나.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사회생활을 하느라 바쁘셔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밝은 아이로 자라났지 않았나. 저도 그랬다.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자수성가'했다는 자신감을 가진 아이. 저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또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도 비슷하다. 경기 운영을 할 줄 모르는 점도! (웃음) 다른 점을 꼽자면 구김살이 없다는 거다. 저는 저 밑까지 땅굴을 파는 습성이 있다면 '희도'는 활짝 핀 꽃처럼 찬란한 구석이 있다.
- 저는 감정 기복이 큰 편이다. 신이 날 때는 주변에서 '진정해 태리야'라는 말을 달고 사는데,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끝도 없이 파고든다. 싱크로율이 100%라고 하면 그렇다고 할 수 있고, 50%라고 하면 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 안에 '희도'가 있다는 거다.
30대에 10대 연기를 맡게 되었다. 감성적으로도 그 나이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했을 텐데.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 나이 차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제한을 걸어두지 않고 피치(Pitch, 감정 활동의 정도)를 끝까지 올렸다. 감독님이 '조금 낮춰달라'고 하면 그보다 조금 낮추는 식이었다. 어떤 제한이나 한계 없이 연기했다.
김지연(그룹 우주소녀 보나)과의 호흡도 인상 깊었다
- 지연이는 정말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코미디언과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굉장히 존경하고 있다. 웃기는 걸 업으로 삼는 이들과, 수많은 팬덤을 아우르는 아이돌!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연이는 아이돌 그룹 경험이 있고 실제로도 정신력이 굉장히 강하다. 추상적인 상태와 오랜 시간 싸워왔고 또 싸울 줄 아는 친구지 않나. 그래서 그런지 생각도 굉장히 깊고 어른스럽다. 저는 항상 순응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지연이를 보며 많은 부분 배우고 있다. 오히려 지연이 스스로가 어떤 선입견을 품고 있더라. 이거저거 물어보고 저도 그에 맞게 조언을 하다가 문득 '조언이 필요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잘 알고 있고 잘 해내고 있더라. 함께해줘서 고맙고 '유림'이가 지연이어서 참 좋았다.
남주혁은 어땠나?
- 최고였다. (남)주혁이는 정말 위트 있는 사람이다. 순간의 감정에 좌우되는 법이 없고 항상 에너지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배우로서 배울 점도 많고 장점도 많은 친구다. 저는 '이진'이 우리 드라마의 '성장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주혁이는 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진'은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였는데 주혁이가 잘 그려낸 것 같다.
- 그렇지 않다. 지금은 그런 부담도, 불안도 많이 지워졌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경우 초반에는 '잘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후반에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청춘을 그려온 김태리가 이 시대 청춘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 양찬미 코치의 대사 중, '이겼을 때는 마음껏 기뻐하고 지면 실컷 좌절해라'라는 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말이 참 좋다. 있는 힘껏 기뻐하고 또 좌절해보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 그걸 말해주고 싶다. 제가 딱히 그랬던 경험이 없는 것 같아서. 그게 어릴 때, 학생일 때 더 쉽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 대사처럼 뭐든 마음껏 느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최근 유튜브로 브이로그를 시작했다고
- 아직 이름을 짓지 못했다. 인터뷰가 끝나면 회의를 시작하려고 한다(웃음). 정말 설레고 재밌다.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은 아니다. 팬들에게 기쁨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