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 홍콩 정무사장, 행정장관 출마 선언
2022-04-06 20:21
존 리 홍콩 정무사장(정무부총리)가 홍콩 행정장관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리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중앙 정부가 사직을 수용하면 행정장관 선거 출마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CMP는 이날 중국 정부의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이 다음 달 8일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존 리를 단독 후보로 내세울 것임을 선거위원회 위원들에게 통보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일로 유 마카오대학교 부교수는 중국이 기업 친화적인 후보 대신 리 사장을 선택했다며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국제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이라는 생각을 잊은 것처럼 보인다"라고 블룸버그에 평가했다. 이어 그는 "중국 정부는 우선 주도권을 잡는 데 집중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에 우호적인 리 사장을 단독후보로 내세운 것은) 본질적으로는 국가 안보 진영의 승리"라고 말했다.
홍콩 행정장관은 선거위에서 간접선거로 뽑는다. 다만, 지난해 9월 선거를 통해 선거위를 친중파가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 정부가 낙점한 인물이 당선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총 1463명으로 구성된 선거위는 크게 ▲공상·금융계 ▲전업(전문직)계 ▲노공(노동)·사회복무(서비스)·종교계 ▲입법회 의원 등 정계 ▲전인대·정협 홍콩 대표단·전국 단체 홍콩 대표계 등 5개 직군으로 나뉜다. 출마 지원자는 5개 직군별 최소 15명씩을 포함해 선거위에서 최소 188명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이후 정부 관리들로 구성된 공직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출마 자격을 얻는다.
1957년생 리 사장은 2017년 보안장관(보안국장)에 임명돼 2019년 반정부 시위 진압과 보안법 강행을 주도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무 사장으로 임명됐는데, 경찰 및 보안 분야 출신이 정무사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그전까지는 경제, 행정 전문 관리들이 정무 사장이 됐었다. 정무사장은 안보뿐 아니라 교육·복지·식품건강·주거 교통 등 광범위한 분야를 관장하는 홍콩 정부 2인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