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CEO, 트위터 지분 획득하며 미국 SEC와 또 갈등 빚어

2022-04-06 17:20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미국 증권 당국과 갈등을 빚게 됐다. 최근 트위터 주식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공시 기간을 넘기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을 어긴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CNBC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달 14일 트위터 주식 약 7350만주를 사들였다. 이에 머스크 CEO는 트위터 지분 9.2%를 확보하며 트위터 최대 주주가 됐다. 그러나 이달 4일이 되어서야 이를 신고했다. 

미국 증권법령에선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초과해 보유하게 된 투자자는 지분 취득 후 휴일을 포함한 10일 이내에 이를 공시해야 하는데 21일 만에 공시하며 규정을 어겼다.

법조인들은 머스크 CEO가 규정을 위반하며 미국 SEC와 2018년 맺은 합의안을 파기해달라고 최근 낸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상장 폐지를 검토 중이라고 트위터에 올리며 시장에 큰 파란을 몰고 왔다. 이에 SEC는 책임을 묻겠다며 그를 상대로 증권사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머스크 CEO는 총 4000만달러(약 479억원)의 벌금을 내고 테슬라 사내 변호사들이 자신의 트윗 일부를 미리 점검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SEC와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SEC가 소셜미디어 정책을 남용해 자신의 진술을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다며 머스크 CEO는 합의안을 파기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SEC 출신 변호사 데이비드 로즌펠드는 "SEC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자신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고 주장하고선 꽤 간단한 (공시)규정을 위반하면 머스크가 판사에게 합의안 파기를 설득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WSJ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 경영에 대해 계속해서 소셜미디어에 언급한 것 역시 SEC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4일 트위터 지분을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자신을 경영에 관여할 의사가 없는 수동적 투자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후 그는 트위터 이사회 이사로 선임되며 하루 만에 다시 자신이 적극적 투자자라고 변경 공시했다.

지난달 25일 트위터 지분을 사들인 이후 머스크 CEO는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토로하며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는지를 트위터를 통해 물었다. 또한 "여론조사의 결과가 중요할 것이다. 신중하게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날에는 트위터에 편집 기능을 추가할지를 묻는 온라인 여론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한 로펌 관계자는 머스크의 트윗이 트위터 경영에 영향을 미칠 계획임을 명확하게 암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규제 당국이 이런 트윗을 조사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AP·연합뉴스]